[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어려운 환경에서도 신약개발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 붙고 있다. 이 돈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활용해야한다. 이 돈이 큰 병원의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그 본질을 알아주길 바란다.”(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
“시장형 실거래가제를 보완 시행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의 찬반 의견을 들으면서 검토하고 있을 뿐이다.”(신봉춘 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을 놓고 정부와 제약업계가 격론을 펼쳤다. 제약업계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를 검토한 결과 실익도 없고 당위성도 없다면서 폐지를 강력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 연구용역 결과를 내세우면서 내년 초 실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6일 제약협회 4층 대강당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제약산업과 보험재정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제약협회는 6일 제약협회 4층 대강당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제약산업과 보험재정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제약협회)
제약업계는 ‘시장형 실거래가’ 폐지 명분을 쌓는데 주력했다. 특히 제약협회는 토론회가 끝나고 바로 제약회사 CEO들 상대로 시장형 실거래가제 폐지촉구 서명에 돌입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이날 “이미 지난해 4월 일괄약가인하 등으로 약가가 20%이상 인하되고, 해마다 2조원이 깎이는 상황에서 2010년 당시 최대 2000억원의 보험재정 절감효과를 보겠다며 도입했던 제도를 다시 하겠다는 것은 상황적으로 타당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당시의 약가와 지금의 약가는 완전히 다르다. 정부는 당당해야 한다. 정책의 합리성을 잃으면 정책의 권위도 약화되고, 그러면 정부도 신뢰도 잃고 권위도 잃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시행당시의 결단만큼 페지의 결단도 어렵다는 점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이미 다른 제도로 정책목표를 달성해버린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라면 복지부 당국이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당당한 자세”라고 주문했다.
학계에서도 제약협회 측에 힘을 실어 줬다.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대형병원에 치중된 제도로 참여율 및 평균 약가 할인율이 대형 종합병원에 편중돼 있다”며 “지난 2000년 이후 11년간 실거래가제도 하에서 평균 약가인하율 3.7%에도 미치지 못했다. 약제비 절감이라는 제도 개선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시장형 실거래가’ 보완 부분에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제도 실익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신봉춘 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제약업계 한 임원의 “정부 기조는 폐기 쪽보다는 보완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제도를 보완 시행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 전문가들의 찬반 의견을 더 듣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 사무관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실익에 대해서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입찰 활성화를 통해 저가구매 및 공정경쟁에 기여할 뿐 아니라 실거래 가격 파악에도 효과가 있다”며 “국민 편익 측면에서도 시행기간 동안 512억원의 환자부담이 절감됐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 실익에 대해서는 분명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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