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뢰프로세스·北비핵화 지지하고 투자 선물 받아
정상회담에서 푸틴 "한반도 신뢰 구축 적극 지지..北핵보유 불가"
한국 기업들, 나진-하산 투자 등 러시아 극동 지역 투자 약속
2013-11-13 21:22:17 2013-11-14 00:06:26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 이후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 대한 인프라·금융 투자를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13일 서울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고 “러시아연방이 남북관계 정상화와 역내 안보 및 안정의 중요한 조건인 한반도신뢰 구축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라고 언급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표명은 지난 9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있었던 한•러 정상회담보다 발전된 것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요청하는 것에서 그쳤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에 박근혜 대통령은 “6자회담 틀 내에서 구성된 동북아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의장국으로서의 러시아연방의 건설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화답했다.
 
또 러시아는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양측은 “국제사회의 요구와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반하는 평양의 독자적인 핵•미사일 능력 구축 노선을 용인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라며 “2005년 9월 19일자 공동성명의 목표에 따라 6자회담 참가국들과 공동으로 회담 재개의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한다”라고 합의했다.
 
반면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 방식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핵문제는)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러시아는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비핵화 등 전제 없이 6자 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중국, 북한과 같은 입장이다.
 
반면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은 북한의 비핵화가 전재되지 않으면 6자 회담을 열 수 없다고 주장 중이다.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우)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정상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지지해준 러시아는 우리나라로부터 투자·지원을 약속 받았다.
 
정상회담 후 포스코(005490), 현대상선(011200), 코레일은 나진(북한)-하산(러시아) 물류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나진-하산 사업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54km 철로를 개•보수하고 나진항을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이 ‘라손콘트란스’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 등은 러시아 측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 사업에 간접 투자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나진-하산 사업이 아시아를 하나로 잇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 성명에서 “(나진-하산 사업을) 계기로 양측은 양국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관련 철도 및 항만 협력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반도 종단철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면 한반도와 동북아, 유라시아 협력 발전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한국은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 자원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들도 약속했다.
 
러시아는 우리나라에서 액화천연가스(LNG)선 13척을 발주하는 대신 자국내 LNG프로젝트를 위한 조선 기술을 이전 받는다. 러시아는 이전 받은 기술로 자국내 조선소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날 대우조선해양(042660)은 러시아 로즈네프와 조선 협력 MOU를 체결했다.
 
수출입은행은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VEB)과 3년간 10억 달러(1조725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자원개발과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개발에 주로 투자될 계획이다.
 
또 수출입은행은 에너지•자원 개발과 관련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뱅크와 만든 중•장기 신용공여한도를 현행 7억달러에서 15억달러(1조60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MOU를 체결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과 5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한국•러시아간 교역 등을 하는 회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한국에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과 북극항로 운항 등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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