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3분기 일본 경제성장률이 전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사진출처=로이터통신)
14일 일본 정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4% 성장은 간신히 웃돌았지만, 지난 2분기의 성장률 0.9%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율 기준으로도 1.9% 성장에 그쳐 1분기와 2분기GDP 증가율인 4.3%와 3.8%에 한참 못 미쳤다.
◇아베노믹스 동력 상실..수출·소비·투자 모두 부진
수출이 부진한 것이 일본 경제 성장 동력을 꺼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은 전분기 대비 0.6%, 연율로는 2.4%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순수출 역시 작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등 신흥국의 경제 침체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엔화 약세 '약발'이 거의 다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노루 노기모리 노무라 시큐리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바 나오히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과 수출 능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민간 소비 역시 전분기 대비 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경제 성장률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10월 소비자 태도 지수는 전월 대비 4.2포인트 낮아진 41.2를 기록해 3월 대지진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해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음을 보여준다.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9월 일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로 전월보다 0.2%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 1.7% 이후 최고치다.
아울러 기업 투자 역시 전분기보다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쿄헤이 모리타 발클래이즈 Pl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면 수출은 나아질 수도 있지만 투자가 부진한 것은 일본 내수 경제가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 속도가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아베 내각이 기업들을 상대로 기본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설득하고 있지만 실제로 월급을 올린 기업들은 많지 않다.
오쿠보 타쿠지 재팬 마크로 어드바이저스는 "80~90%에 해당하는 일본 기업들은 기본임금 상승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몇몇 기업들은 기본 임금을 올릴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임금 상승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본 가정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노믹스 제동 걸리나.. "더 강력한 정책 필요"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 부양 정책이 일본 경제 회복 모멘텀을 이끌어 나가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좀 더 과감한 경제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에 구체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키치 무라시마 시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며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야 일본 경제가 회복 모멘텀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어려운 선택들을 해야 한다"며 "만약 일본이 목표로 삼고 있는 3% GDP 성장률과 2% 물가 상승을 이루어 낸다면 아주 놀랄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일본 경제에 문제가 없다며 확신을 보이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상은 "완만한 소비 증가와 견고한 수출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지난 5일 "2% 인플레이션 상승을 위해 순탄히 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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