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지상파 방송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가 지상파 중간광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지상파의 광고점유율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제작비는 치솟고 있어 현실적인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구가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구책 마련보다는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여론이 거세 양측의 대립이 더욱 팽팽해 질 전망이다.
17일 광고협회는 "중간광고 허용은 지상파에 대한 특혜로 볼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협회는 지상파의 매출이 몇 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여전히 광고시장 내의 지상파의 광고점유율은 굳건하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2005년 전체 광고시장에서 34%, 방송광고시장 내에서 83%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지상파 방송의 광고점유율은 7년이 지난 2012년에는 각각 22%와 60%까지 하락했다. 12%P, 23%P 하락한 수치다.
(자료 제공= 제일기획)
각종 인터넷, 모바일 플랫폼의 성장으로 지상파 의존도가 약화됐고 시장 침체까지 더해져 광고시장에서의 지상파의 독과점적 지위가 무너졌다는 판단이다.
반면 전반적인 프로그램 제작비는 폭등했다. 방통위의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06년 대비 2011년 광고비는 4.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제작비는 13.2%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약 4%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협회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상당 부분의 매출을 제작비로 재투자하고 있다"며 "인터넷 매체가 연 3~40%,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연 20%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점유율이 급락하고 제작비는 폭등하는 추세 속에서 지상파 콘텐츠의 품격과 품질을 유지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지상파는 '중간광고'라는 용어 자체가 해외에서는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독특한 규제인 데다, 대기업의 자본력을 업은 CJ와 상당한 여론 지배력을 갖춘 종편 등 유료상업방송들이 이미 대등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과 공정경쟁을 위해서라도 비대칭 차별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상파 중간광고가 유료방송 등 다른 매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박현수 단국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이 다른 매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학계, 광고주, 광고대행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그렇지 않다’(24.0%), ‘보통이다’(39.3%)로 답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재원구조 악화는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재투자를 어렵게 해 시청자가 누려야 할 방송품질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시청자의 시청권이란 품질 좋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료방송업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상파의 위기'를 이유로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료방송업계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점유율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상파 계열 PP를 함께 고려하면 여전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상파와 지상파 계열 PP의 광고매출을 합치면 전체 방송광고 시장에서 무려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의 중간광고까지 허용된다면 중소 PP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논리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안그래도 막대한 콘텐츠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중간광고까지 하게 되면 방송시장 전체가 술렁일 것"이라며 "특히 중소 PP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시청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중간광고까지 도입될 경우 시청권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며 "지상파방송사들이 자구적인 노력 없이 시청자들에게 부담을 전이하려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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