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부실감사'..투자자에 140억 배상 판결
2013-11-18 10:02:28 2013-11-18 10:06:2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담당한 업체의 분식회계를 제대로 감사하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21부(재판장 최승록)는 상장폐지된 코스닥 업체 포휴먼 투자자 137명이 "부실감사로 손해를 입었다"며 이 회사 대표 이모씨와 삼일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씨 등은 원고들에게 총 384억원을 지급하고 이 중 140억여원을 삼일회계법인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
 
재판부는 "투자자들이 투자한 것은 사업보고서 뿐만 아니라 삼일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등을 신뢰해 투자한 것으로 보이지만 삼일회계법인은 분식회계를 의심할 합리적인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감사하지 않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포휴먼과 자회사의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해 분식회계를 저질렀고,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기란 일부 어려움이 있었다"며 "삼일회계법인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8~2010년까지 회사에 164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했으나 세금계산서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해 414억원의 순이익을 본 것처럼 조작했고, 이 기간 회계감사를 한 삼일회계법인은 조작 사실을 적발하지 못하고 '적정의견'을 냈다.
 
그러나 2011년 3월 포휴먼의 주가가 급락하자 삼일회계법인은 뒤늦게 사업보고서 등 감사절차에 필요한 자료를 포휴먼측이 제출하지 않았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했고 포휴먼은 한달 뒤 상장폐지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분식회계를 벌인 이씨 등 회사임원들은 물론 부실감사로 문제점으로 제때 적발하지 못한 삼일회계법인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측은 패소 결과에 불복 즉각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회계법인은 1971년 ‘라이부란 회계법인’ 설립으로 설립돼 1977년 현재의 명칭인 삼일회계법인으로 변경했다. 서울 본사를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올해 3월 기준으로 공인회계사만 2620명, 전체 직원 3518명 규모로 우리나라 최대 회계법인이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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