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이탈리아 은행의 악성대출 비율이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은행협회는 이탈리아 은행들의 대출 중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인 악성대출의 비율이 지난 9월 기준 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는 5.9%를 기록했었고,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6월 당시에는 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지난 2차세계대전 이후 이어졌던 긴 침체기를 겪은데다가 국가부채 리스크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키면서 악성대출의 비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ABI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지난 9월 기준 이자 미지불 악성대출은 연간 23% 늘어나 1445억유로(1950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안프란코 토리에로 ABI 스트레지스트는 "이탈리아의 신용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소기업들의 악성대출 비율은 무려 13.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이탈리아 최대 은행 인테사 상파올로는 악성대출 증가의 영향으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 은행도 지난 9월 기준 채무불이행 대출 비율이 12.7%까지 올라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의 방코산탄데르는 지난 9월 기준 모기지대출의 7%가 디폴트 상태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당시 3.1%였던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스페인을 비롯한 이탈리아의 기업과 가계는 실업률 상승으로 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져 채무 이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은행들 역시 부실대출에 대비해 기존보다 더 많은 돈을 준비자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피아센자 카톨리카 대학의 루카 바가토 국제금융 교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현재 대출은 줄고 악성대출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악순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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