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외국계 대기업 A사는 최근들어 고객 반응을 다각도에서 파악하고 마케팅에 반영하기 위해 고객들의 소셜네트워크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얼마전 제품에 불만을 품은 고객이 자신의 트위터에 A사에 대한 부정적인 후기를 올리면서 500여명의 팔로어에게 해당 내용이 노출됐고, 이를 또 30여명이 리트윗을 하면서 수백명에게 A사에 대한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심어졌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오라클이 20일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보를 수집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소셜관계관리(SRM)'와 마케팅 소프트웨어 '오라클 엘로콰'를 통합한 '모던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변종환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물건을 팔고 사면서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기업들이 깨닫고 있다"며 "소비자 경험이 반영되는 '소셜'을 앞으로는 판매량뿐만 아니라 HR, 영업, 마케팅, 채용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 부사장은 "소셜을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소셜 정보를 마케팅과 세일즈에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왔다"면서 "오라클이 소셜 클라우드 시장을 리딩해나가면서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변종환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사업부 총괄 부사장이 '모던 마케팅'의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오라클)
지난해 말 오라클은 마케팅 소프트웨어 업체 엘로콰(Eloqua)를 인수해 오라클 엘로콰를 출범시켰다. 엘로콰는 소셜과 온라인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서비스를 개발해온 업체다.
오라클 엘로콰는 고객 세분화를 통해 타겟고객과 잠재고객 발굴을 도와주는 '리드 개발'과 스코어링,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 실행과 성과분석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오라클의 소셜관계관리(SRM)가 합쳐져 소셜 모니터링과 분석, 소셜 네트워크상의 협업 업무 등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미셸 반 우든버그 오라클 아시아태평양지역 CRM 사업부 부사장은 '모던 마케팅' 전략에 대해 "고객들은 풍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기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SRM"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오라클의 SRM은 소셜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고객사가 자신의 고객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가 자사 브랜드에 대해 어떤 내용을 얘기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조사한다.
과거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마케팅 메일을 보냈던 것과 달리, SRM은 클라우드를 통해 선별된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메일을 보낸다. 소셜에는 대부분 성별과 연령대, 관심분야가 나타나기 때문에 가능해진 부분이다.
메일을 받은 소비자가 메일을 열어보지 않고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지, 혹은 열어보긴 하지만 추가적인 행동이 발생되지 않는지, 메일을 열어보고 안에 링크된 부분까지 클릭이 해서 몇분 동안 체류하는지 등을 모두 확인한다. 이러한 부분을 오라클은 '디지털 바디랭귀지'라고 말한다.
이 바디랭귀지를 통해 메일에 관심이 없는 고객들은 잠재고객으로 전환시키고, 반응을 보였던 고객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해 실질적인 고객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든버그 부사장은 "결국 모던 마케팅은 고객에 대해 끊임없이 들으면서(Listen) 수집된 정보들을 엮고(Engage), 우리의 고객으로 전환시키기(Convert) 위해 그들의 바디랭귀지를 배우는(Learn)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러한 과정들이 결국 판매로 연결되는지, 투자 대비 얼만큼의 수익이 더 창출됐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페이스북을 통한 SRM이 더 효과가 있었는지, 트위터를 통한 마케팅이 더 효과적이었는지 등도 파악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은 이날 오라클 엘로콰와 SRM을 결합한 모던 마케팅을 통해 판매량 확대로 연결된 사례를 소개했다.(자료제공=오라클)
다만 클라우드를 사업에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 제기되는 '개인정보 남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수집하는 정보는 비공개 정보가 아닌 소셜에 노출된 공개정보"라면서 "사생활 공개나 개인정보 남용의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라클은 소셜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과 높은 가치를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소셜 및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들을 인수·합병 해왔다.
지난 2010년 2월 e-커머스 소프트웨어 기업 'ATG 기술그룹'을 인수한데 이어 클라우드 기반 CRM 솔루션 전문기업 '라잇나우 테크놀로지', 소셜마케팅 업체 '비트루', '인볼버'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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