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오는 21일부터 전기요금이 평균 5.4% 인상된다는 소식에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부가 전일 발표한 '에너지 가격구조 개편 계획'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 요금이 6.4%로 가장 많이 오를 예정이고, 주택용은 2.7%, 일반용과 농사용은 각각 5.8%, 3.0% 인상된다. 교육용 요금이 동결되면서 평균 인상률은 5.4%다.
이번 인상은 최근 2년 3개월래 최대 폭으로 과거 4% 수준의 인상 범위를 넘어섰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한국전력(015760)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조정했다.
가장 높은 수준인 5만5000원의 목표가를 제시한 김승철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에 대해 "이번 요금 인상과 함께 원자재 가격 안정, 원전 가동률 정상화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지게 돼 7년만에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는 연료비 세제 개편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며 "한국전력은 요금 인상으로 연간 2조8000억~3조원의 수익 증가가 기대되고, 연료비 세제 개편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연간 2조1000억원으로 예상돼 순수 영업이익 증가는 7000억~9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주도 덩달아 화색이 돌았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결정에 전력난 우려가 또한번 수면 위로 떠오르며 스마트그리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화콘덴서(001820)가 상승했다. 삼화콘덴서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충전 속도가 20배 빠른 '수퍼캐패시터'를 개발해 시장의 관심을 받은 업체다.
김승철 연구원은 "이번 개편안에서 정부의 정책기조가 공급증대에서 수요관리로 이전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ESS를 활용해 수요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전력요금 개편도 추가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원가 부담 우려에 철강주들의 주가는 장중 약세를 면치 못했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업종이기 때문이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주의 경우 업황도 부진한 가운데 5년간 전기료 인상이 지속되며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인상 추이를 감안해 내년 8월에도 산업용 전기료가 6.0% 추가로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대비 내년 전력비 부담은
POSCO(005490)가 581억원,
현대제철(004020)이 663억원,
고려아연(010130)은 173억원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전기료 인상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명확해진 만큼 철강사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며 "자가발전 확대와 심야전력 적극 활용, 원재료 자급도 향상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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