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신임 두산 감독. (사진제공=두산베어스)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두산의 대대적인 팀 리빌딩에 감독도 예외일 수 없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송일수(63) 2군 감독을 구단의 9대 감독으로 선임하는 소식을 27일 오후 전격 발표했다. 지난 2012년부터 두산 감독으로 팀을 이끌던 김진욱(53) 감독은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물러났다.
구단에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야구계는 이번 교채를 '경질'로 평하고 있다.
◇송일수 감독은 누구?
송일수 신임 감독은 일본 교토 출신의 재일교포 야구인이다.
헤이안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69년 일본 긴테쓰 버펄로스(오릭스 버펄로스의 전신)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1983년까지 포수로서 활약했다.
송 감독은 1984년 재일교포 투수 김일융의 전담 포수로서 삼성에 입단해 첫 대한민국 생활을 시작했다.
3년 동안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을 마친 송 감독은 선수 은퇴 이후 일본에서 코치, 스카우트 등으로 활동하다, 올해 두산의 2군 감독에 임명됐다.
두산은 송 감독에 대해 "원칙과 기본기를 중시하면서도 경기 중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 창의적으로 공격적인 야구를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2군 감독을 맡아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송 감독은 1군 감독에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혀 생각을 못하던 터라 놀랐다"면서 "팬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멋지게 이기는 야구를 보여드리는 것인 만큼 내가 가진 모든 열정과 능력을 남김없이 쏟아붓겠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송 감독은 내달 1일 선수단 상견례를 열고 코치진 구성과 앞으로 선수단 운영 계획 등을 구단과 논의한다. 일본 마무리훈련 중인 두산 선수단은 29일 귀국한다.
◇'격변의 팀 리빌딩' 두산, 우승 위해 대부분 교체
김진욱 전 감독은 두산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렇지만 우승 문턱에서 중요한 순간의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쓴맛을 맛봤다.
올해 우승에 실패한 두산과 관련해 감독 경질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팀을 4강에 계속 자리잡도록 하긴 했지만 큰 기준이 없는 투수교체를 비롯한 용병술의 문제점이 잇따라 지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을 지휘했고 결국 김 감독 경질설은 자취를 감췄다. 최소한 3년 임기는 유지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 두산이 FA(자유계약선수)를 전원 놓쳤고 이에 두산은 팀을 리빌딩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구단의 체질을 크게 바꾸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선우를 방출하고, 임재철도 2차드래프트 보호선수(40인) 명단 내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 이와 관련된 주요한 예다.
이와 관련해 두산 관계자는 "성적이 크게 나쁘지 않을 지금과 같은 시점에 리빌딩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최근 구단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 인사가 송일수 감독이다. 두산의 평가처럼 원칙과 기본기를 중시하고, 상황대처 능력이 뛰어나며,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했단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면서 팀을 일정 이상 유지하는 데에 좋은 감독으로 판단한 것이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 준우승을 일궈냈지만 끝내 감독을 교체했다. 구단의 베테랑 선수들을 잇따라 내보낸 데 이어 감독까지 교체한 것이다. 구단의 뼈대를 뜯어고치는 두산의 행보에 많은 야구계 관계자과 팬들은 내년 시즌의 결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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