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이번엔 '인산염'이다.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부동의 1위인 동서식품에 대한 선전포고와 함께 '인산염' 카드를 꺼내들었다. 카제인나트륨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이다.
남양유업은 2011년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했다. 카제인나트룸 논란을 일으키며 단숨에 업계 2위 자리로 뛰어올랐다. 당시 2위인 네슬레는 속절없이 3위로 밀려났고 동서식품은 점유율 일부를 남양에게 내주고 말았다. 인산염 논란은 2차전인 셈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9일 전남 나주 커피 공장 완공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웅 대표는 '2016년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50% 달성'을 자신했다.
김 대표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새로운 커피믹스 제품인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Nouveau)'를 들어보였다.
누보의 가장 큰 특징으로 크리머에 사용해 온 첨가물인 '인산염' 제거를 손꼽았다.
인산염은 인과 나트륨, 칼륨 등이 결합된 물질이다. 식품에서는 보통 산도조절제 등의 목적으로 콜라, 햄, 소시지, 라면, 치즈, 커피믹스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첨가물이다.
과잉 섭취해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룰 경우 골질환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양은 한국 성인들이 인산염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가공식품으로 커피믹스를 지목했다. 인산염을 뺀 이유다.
남양 관계자는 "인산염을 함유한 다른 식품들은 일반적으로 칼슘을 같이 함유하고 있는 반면, 커피는 칼슘이 거의 없이 인산염만을 과다하게 함유하고 있는 가공식품이며, 하루 커피를 3~4잔 마시면 무려 100mg 가까운 인산염을 섭취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인산염을 뺀 기술에 대해 특허 출원까지 해 놓았다. 동서식품을 누르고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자신감이자 선전포고 인셈이다.
동서식품은 불확실한 근거로 소비자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식품 기업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유속 단백질인 카제인을 위험한것처럼 호도하고 나쁘다고 얘기한 적 없다라는 것과 어린이 치즈, 분유, 두유, 우유 등에도 들어 있는 인산염이 커피에서는 위험한 것처럼 호도하고 다른 쪽으로는 어린이들에게도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중적인 태도"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치즈나 분유 등에 인산염을 사용하고 있다. 이중적으로 비칠 수 있는 행태다.
하지만 남양은 이에 대해 분유는 유아들에게 거의 유일한 영양 공급원으로 인과 칼슘을 같이 함유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거로 필수 함량이 법으로 규정돼 있다고 설명한다.
남양 관계자는 "성인들의 경우 칼슘에 비해 과도하게 인을 많이 섭취해 불균형이 되는 것이 문제이며, 특히 커피는 칼슘은 거의 없이 '인'만 과도하게 높은 가공식품"이라며 "성인이 주식과 별도로 마시게 되는 커피의 경우를 유아의 거의 유일한 영양공급원인 유아식품과 비교 하는 것이 오류"라고 동서식품의 주장을 반박했다.
지난 10월까지 전국 누적 시장 점유율은
동서(026960)식품이 83.5%로 부동의 1위 자리다.
남양유업(003920)은 11.0%로 2위다(자료 AC닐슨). 인산염 카드가 시장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계속되는 노이즈 마케팅에 소비자가 식상해 할지 또는 공감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산염을 뺀 것으로 광고·홍보를 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새로운 커피믹스 '프렌치 카페믹스 누보'. (사진제공=남양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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