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 차린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 행사 급증
삼성 등 공정거래법상 의결권 제한 위반 사례도 많아
2013-12-05 12:00:00 2013-12-05 12:0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재벌총수의 사금고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기업 계열 금융보험사가 그룹 계열사에 대해 행사하는 의결권 횟수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계열의 금융보험사 등 일부 대기업 금융보험사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허용되지 않는 의결권까지 행사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일 발표한 '2013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행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개 대기업집단 소속 69개 금융보험사가 148개 계열사의 주주총회에서 지난 2010년 6월부터 올해 3월사이에만 총 1771회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특히 이 중 1739회는 공정거래법상 적법한 의결권 행사였지만 32회는 법을 위반한 사례로 확인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금융보험업 영위를 위한 경우 ▲보험업 등의 승인을 얻은 경우 ▲특수관계인과의 의결권 합이 15% 이내인 경우에만 예외를 적용한다.
 
삼성그룹의 이 기간 의결권을 위반 사례는 12회나 됐다.
 
대한전선도 10회나 의결권제한 규정을 위반했으며, 미래에셋(7회), 교보생명보험(5회), 이랜드(3회)도 각각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
 
이들 의결권 위반사례 중 금지된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가 27회로 가장 많았고, 특수관계인 의결권 합 15% 규정을 어긴 사례가 5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에 시정 및 경고조치했다고 밝혔다.
 
대기업계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행사는 '이사와 감사선임' 안건이 523회로 가장 많았고, '재무제표관련'이 391회, '보수한도승인' 281회, '정관변경' 248회 순으로 뒤를 이었다.
 
현재 62개 대기업집단 중 32개 집단이 164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집단별로는 미래에셋(17개), 농협(15개), 삼성(12개), 한국투자금융(12개)의 보유회사가 많았다.
 
최근 5년간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전체 대기업집단 기준으로 2009년 82개사이던 대기업 금융보험사는 2011년에 136개사, 2013년에는 164개사로 불었다.
 
대기업 금융보험사의 출자금도 증가하고 있는데, 2009년 2조2000억원에서 2011년 3조6000억원, 2013년 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금융보험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도 덩달아 늘었다.
 
대기업 금융보험사의 피출자회사에 대한 의결권행사수는 적법한 의결권행사 기준으로 2003년 585회에서 2007년 655회, 2010년 999회로 불었고, 이번 조사에서 1739회로 급증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금융보험사를 통해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보험사의 의결권을 제한하되, 과도한 기업부담은 주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수준의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특수관계자 합의 의결권 제한을 현행 15%로 유지하되, 여러개의 금융보험사들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의 합을 5%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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