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가 쌀 목표가격을 80kg당 17만9686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정치권과 농민단체들의 반발을 감안해 기존 국회 제출안보다 5603원을 더 올리기로 한 것.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대안에도 쌀 목표가격은 야당과 농민단체가 요구하는 인상폭과는 큰 차이를 보여 거센 반발과 함께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17만9600선으로 1만원 정도 올리는 것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News1
쌀 목표가격은 2005년 쌀 수매제도를 폐지하면서 도입한 농가 소득 보전장치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80kg당 17만83원으로 고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로 기존 목표가격의 적용기간이 종료되자 내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적용할 쌀 목표가격을 기존 가격에서 4000원 인상한 17만4083원으로 정해 국회에 목표가격 변동 동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8년간 한 푼도 올리지 않았으면서 고작 4000원 인상하는 것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물가 인상분과 생산비 인상분 등을 고려해 목표가격을 23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거세게 요구해 왔다.
특히 농민들은 물가 상승으로 생산비가 늘었는데도 쌀값이 내려갈 경우 실질적인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며 쌀 목표가격과 직불금 인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연일 투쟁을 이어갔다.
민주당도 정부안이 미흡하다며 19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고,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농민들의 요구와 격차가 너무 크다며 추가 인상을 주장해 왔다.
이에 정부는 정치권과 농민단체의 반발을 감안하면서도 목표가격 제도의 취지를 유지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제시, 기존 국회 제출안보다 5603원을 더 올린 17만9686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정홍원 총리는 17만9686원 인상안에 대해 "미흡하지만 1만원 정도를 올렸다"면서 "고정직불금이나 겨울 농사 지원 등으로 보완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대안에 대해 야권과 농민단체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했을 때 (인상 폭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는 농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고 국회에서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70만원이던 고정직불금을 80만원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목표가격보다) 4000원 올린 것은 오른게 아니다"라며 "농민들의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8년째 묶인 목표가격을 대폭 인상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쌀 목표가격의 취지는 쌀값이 하락했을때 농가 소득의 안전 장치라고 할 수 있다"면서 "거꾸로 말하면 목표가격이 올라서 쌀의 생산을 촉진하면 쌀값이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목표가격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쌀 목표가격이 농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며 "쌀 소득이 줄어들면 곧바로 타 작목으로 전환이 이어지고, 타 작목 과잉생산은 가격 폭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농업 전체의 붕괴를 초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농 부경연맹은 이어 "㏊당 쌀 고정직불금을 현행 80만원에서 박근혜 대통령 공약대로 100만 원으로 인상하고, 쌀 목표가격을 현행 17만83원에서 23만원으로 올려 농가 실정에 맞춰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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