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해 조선, 해운, 철강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조선은 침체기를 탈출하며 웃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국내 빅3 조선사가 연간 수주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며 호황기 이후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회복세를 향해 성큼 발을 내딛었다. 저가 수주를 털어낸 내년은 또 다시 '개화' 원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해운과 철강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혹독한 시련의 한 해였다. 특히 해운은 오랜 업황 부진으로 국내 상위 선사 모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만큼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영업수단인 선박마저 내다파는 등 생존조차 불투명해지면서 새해에 대한 기약을 접는 분위기다.
철강도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1년이었다. 잦은 사고로 안전관리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늘었고, 철광석과 전기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는 심화됐다. 여기에 중국 저가 제품의 공세로 판매마저 쉽지 않았다. 전방산업의 축을 이루고 있는 건설이 부동산 경기 악화로 힘을 못 쓰면서 철강 역시 된서리를 맞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그동안 발주가 주춤했던 해양플랜트와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에 날개를 달 전망이다. 철강은 올해 바닥을 확인한 만큼 소폭의 반등이 예상된다. 다만 해운은 다시 기지개를 펴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2분기부터 글로벌 상위 선사들의 동맹이 강화돼 물동량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갚아나가야 할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도 해운업 회복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황이 개선된다 해도 이미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력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조선, 상선·해양플랜트 수주 증가로 본격 회복세 돌입
올해 조선은 해운-조선-철강으로 이어지는 산업 트라이앵글 중 유일하게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수주실적 면에서는 2007년 조선 호황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8일 기준 국내 조선 빅3는 올 한 해 총 495억달러를 수주해 500억달러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연간 수주액 500억달러 달성은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조선사별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이미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했고,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목표 대비 97%로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선박 가격이 낮을 때 미리 주문하려는 선사들의 공격적 행보와 연비 절감을 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선 발주가 늘면서 수주량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은 1억47만7270CGT로, 지난해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1억CGT를 돌파했다. 이중 상선 발주는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신조선가 지수 역시 6월 126포인트에서 132포인트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발주량과 신조선가 지수 모두 상승하는 완연한 회복세의 모습이다. 다만 2009년과 2010년, 수주했던 저가 물량이 대거 인도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업황 부진에 물량 부족에 시달리던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의 저가경쟁마저 더해지자 피해를 감소하고 물량 경쟁에 뛰어들었다. 생산현장을 그나마 돌리는 것이 중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이었다.
영향은 올 한 해 고스란히 반영됐다. 조선 빅3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7.5% 하락했다. 전체 수주물량 중 상선 비중이 높은 현대중공업은 47.4%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대우조선해양은 8.8% 떨어졌고, 삼성중공업만이 유일하게 3.7% 증가했다.
3사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인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해양플랜트, 드릴십 등 고부가 선박 수주 비중이 높아 저가수주로 인한 수익성 하락폭을 상쇄하고도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조선업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체 발주량은 올해 대비 1.1%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겠지만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선박 비중이 늘면서 금액은 발주량 증가폭을 상회하는 4.8% 증가가 예상된다.
상선 시장에서는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시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세계 LNG선의 예상 발주량은 약 35척으로, 이중 우리나라가 20척 이상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내년 2분기부터 글로벌 선사 간 본격적인 운임 경쟁이 시작될 경우 원가(연비)를 낮추기 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번에 많은 짐을 실을수록 운임을 낮출 수 있고, 연비 또한 절약할 수 있어 이미 글로벌 선사들은 주문을 통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는 해상 LNG생산설비(FL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하역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다.
기존에는 바다에서 가스를 뽑아 올린 뒤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보내고, 이를 액화·저장해 뒀다가 LNG선으로 수출했지만, FLNG는 해상에서 이러한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어 바다 위의 충전소로 불린다.
평균 2조원에 달하는 육상설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해저에 파이프를 설치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선박을 통해 전 세계로 가스전을 옮겨 다닐 수 있어 보수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해상 LNG생산설비(FLNG) 시장은 매년 약 15조원씩 규모가 늘고 있는 추세. 내년부터는 향후 5년간 연평균 4~5개의 초대형 FLNG 발주가 예상된다.
특히 발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대부분의 선종이 고도의 기술력과 풍부한 건조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세계 제1위의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소에 일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낮은 가격을 앞세워 수주 경쟁을 펼쳤던 중국 조선소들이 오는 2015년까지 정부 주도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대형 조선소들이 수익성을 따지는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불황기 때 도크를 채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췄던 저가수주 움직임도 사라지게 됐다.
◇해운, '산넘어 산'..유동성 이슈 지속
해운은 올해 그야말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업계 1위 한진해운부터 2위 현대상선, 3위 STX팬오션, 4위 대한해운에 이르기까지 온전한 기업이 없었다.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회사채, 기업어음 상환에 가진 역량을 모두 집중해야 했다. STX팬오션은 모그룹의 부실로 법정관리 체제로 편입됐고, 대한해운은 주인이 바뀌었다.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악화다. 물동량 증가폭보다 선박 공급 증가폭이 더 큰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해진 데다, 선사들끼리 운임을 낮추는 출혈경쟁이 계속되면서 컨테이너 운임 하락세가 지속됐다.
18일 현재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0피트(ft)당 1000달러선으로, 손익분기점인 1210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1, 2위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해 12월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상환해야 할 회사채와 기업어음 만기가 계속해서 돌아오면서 자산 매각, 유상증자 추진 등 유동성 확보가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10월 대한항공으로부터 1500억원을 긴급지원 받은데 이어 현재 3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11년에 이어 2년 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대한항공에 실사까지 허용하며 긴급자금을 수혈했다는 점에서 한진해운의 절박함을 알 수 있다.
현대상선은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태다. 내년 3월까지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이 없다. 하지만 내년 4월 1400억원 등 총 82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이 돌아온다. 또 2015년 7816억원, 2016년 3824억원의 회사채가 남아있어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캐시카우인 현대증권을 비롯해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과 경기 양평 현대종합연수원 등 부동산 자산까지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잇고 있는 현대로서는 치욕에 가까운 해체다.
지난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팬오션은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회생계획을 인가받았다. 회생계획안에 따라 두 차례의 감자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주인이 바뀌면서 내년 1월1일부터는 '팬오션'이라는 새로운 사명을 사용하게 된다. 모그룹이었던 STX는 기억 속에만 남게 됐다.
대한해운은 지난 9월 SM그룹에 인수된 후 지난달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대한해운 회장에 오르는 등 조직 및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대한해운은 SM그룹 인수를 기점으로 2년간의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그간 자산 매각과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올해 분기별 26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회생의 불씨를 살렸다.
돈줄이 말라 힘겨운 한 해를 보낸 해운업계는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역시 문제는 유동성이다. 해운 업황이 호전돼 수익성이 회복되는 것 말고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분석. 하지만 업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업계는 당분간 유동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글로벌 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업황 개선을 대비해 선박을 미리 확보하는 등 선제적이고 공세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비해 국내 선사들의 대응 여력이 없다는 점도 갈수록 국내 해운업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지난 2011년 2월 대우조선해양에 1만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주문해 지난 6월 첫 선박을 인도받았다. 한 번에 20피트 컨테이너 1만8000개를 적재할 수 있는 이 선박은 기존 1만5500TEU급 선박에 비해 연비도 20%가량 적게 든다.
머스크는 가격이 낮을 때 선제적으로 선박을 확보, 비용을 절감한 덕분에 올 3분기 12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국내 1, 2위 선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릴 때 머스크는 오히려 전년보다 더 큰 이익을 창출했다. 업황 부진이라는 주어진 조건은 같았지만 극복 방법은 달랐다.
이는 곧 격차로 이어진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해운 경기가 좋아진다 해도 국내 선사들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적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비 절감을 위해 꾸준히 준비한 글로벌 선사들과 비용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상위 선사들은 자국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에 힘입어 더 크고 연비는 적게 드는 선박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선사들은 유동성 확보에만 집중하면서 신조선 발주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내년 2분기부터 머스크, MSC, CMA-CGM 등 전 세계 물동량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3대 해운사들이 'P3(프로젝트3)' 동맹을 맺고, 보유 선박을 공동으로 운항할 예정이어서 컨테이너 물동량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철강, 공급과잉 완화·수급개선으로 소폭 반등 기대
철강업계 역시 해운업계보다는 사정이 낫다지만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공급과잉이 지속된 가운데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침체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상위 3사 모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11월 정부의 전기료 인상안이 발표되는 등 철강업계로서는 악재가 끊이질 않는 한 해였다.
올해 국내 철강업계를 가장 괴롭힌 것은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중국의 공급 과잉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 비해 조강 생산은 물론 수입, 수출량이 모두 감소하며 업황이 더욱 악화됐다.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이 컸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조강 생산량은 4866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출량은 2141만톤으로 6.2%, 수입량은 1446만톤으로 10.9% 감소했다.
특히 세계 철강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이 저가물량 공세를 강화하면서 전 세계 철강재 가격 하락을 부추겼고, 이는 각국의 무역 분쟁을 야기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사들의 과잉공급 물량은 최대 3억34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중 중국이 2억톤으로 세계 과잉 물량의 약 60%를 차지했으며, 우리나라도 500만톤 가량이 초과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철강사들은 판매량 감소와 더불어 철광석, 철 스크랩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도 악화됐다.
이에 3분기 기준 포스코는 전년 동기 대비 38.0% 하락한 6328억원, 현대제철은 29.3% 감소한 1610억원의 영업이익에 만족해야만 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동국제강은 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대조를 보였다.
내년에는 올해 바닥을 확인한 만큼 소폭의 반등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업처럼 본격적인 회복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미, 유럽 등 선진국 건설 및 설비 투자 활성화로 인한 수요증가와 원재료 가격 안정 등으로 일정 부분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전 세계에 철강재를 쏟아내며 가격하락을 부추겼던 중국 철강사들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부나마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무원은 오는 2015년 말까지 각 지역별로 연철 1500만톤, 연강 1500만톤 등을 감산하고 신규 생산시설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대책을 지난 10월 발표한 바 있다.
롤 마진 하락의 주범으로 꼽혔던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상악화로 철광석 생산량 1위인 브라질의 생산량이 줄고, 인도 등 철광석 수출국가에서 규제로 인해 수출량이 감소하면서 상반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하반기 들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국내발 악재도 있다. 지난달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6.4% 인상하면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 비중이 높은 철강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철강업은 국내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철강재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평균 25% 정도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사로서는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적자전환을 우려하며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 올 3분기 영업이익 30억원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한 동국제강의 경우 전기료 인상분이 반영될 경우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1% 오를 때마다 국내 철강업계는 총 42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6.4% 인상 시 내년 전기료 인상분만 약 2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업계는 전기요금 피크 시간을 피해 조업할 수 있도록 생산 스케줄을 조정하고 각종 비용을 줄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전력 자체 발전 비율을 높여 전기요금 인상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마른 수건을 다시 쥐어짠다는 심정이다.
한편 올해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 인수합병에 따라 내년에는 기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강 체제에서 포스코, 현대제철 2강 체제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포스코가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명실상부한 2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자동차 강판 등 자동차 관련 제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다만 이 경우 현대·기아차 물량 경쟁에서 현대제철이 앞설 가능성이 높아 포스코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는 이에 대비해 포스코특수강, 포스코강판 등 주요 계열사가 최근 해외 자동차 업체에 대한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서도 해외 판매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을 가져오면서 현대차그룹 내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등 그룹 계열사 내 충분한 수요처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에 비해 한결 사정이 좋은 편이다.
후판 비중이 높은 동국제강의 경우 조선업 회복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늘겠지만, 선박 수주에서 생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즉각적인 수요증가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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