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사진=신시내티 레즈 공식 페이스북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장기전 양상을 띨 것처럼 보였던 추신수의 소속팀 탐색 결과가 결국 텍사스 레인저스 계약으로 마무리됐다. 이제는 새 팀에서 추신수가 펼칠 활약만 남았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는 22일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기간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37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계약 금액은 MLB 선수 중 역대 27위이자 외야수 중에서는 4위에 해당되는 막대한 액수이다. 아시아 출신의 선수 중에서 최초로 1억달러를 돌파한 선수 기록도 얻었다.
그렇지만 뉴욕 양키스가 추신수에게 계약기간은 7년으로 동일하고 총액은 1000만달러 높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그가 양키스가 아닌 텍사스를 택한 이유에 대한 논란이 적지않다.
추신수가 양키스 대신 텍사스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승확률이 높다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MLB에 진출한 추신수에게 아직도 부족한 야구 경력은 '우승'이다. 2005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이적을 시작으로 빅리그 경력만 9년에 달하는 그에게 아직까지 우승 반지를 끼었던 경험은 없다,
그렇기에 추신수가 옮겨갈 팀을 선택할 기준에 '우승'은 중요한 가치로 꼽혔다. 실제로 텍사스는 이번 오프시즌 미국의 현지 다수 언론이 꼽는 내년 시즌의 우승이 유력한 팀이다.
다르빗슈 유를 시작으로 데릭 홀랜드, 맷 해리슨, 마틴 페레스, 알렉시 오간도로 이어지는 텍사스의 선발투수 5명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게다가 텍사스는 추신수 영입 직전에 거포로 꼽는 프린스 필더와의 계약을 마쳤다. 스피드와 파워를 모두 갖춘 타선이 된 것이다.
게다가 양키스에는 스즈키 이치로, 브랫 가드너, 버논 웰스를 비롯한 외야를 지킬 선수들이 탄탄하다. 추신수의 팀내 입지를 생각할 경우 텍사스는 양키스에 비해 여러모로 낫다.
◇실수령액이 많다
텍사스와의 계약조건은 '7년-총액 1억3000만달러'다. 현지 언론을 통해 양키스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계약조건 '7년-총액 1억4000만달러'와의 차이는 1000만달러다.
하지만 실제로 추신수에게 들어올 금액은 텍사스가 대략 700만달러가 많다. 미국은 39.6%의 연방세 외에 주별로 내야할 세금이 있고, 세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뉴욕주는 8.82%의 주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텍사스는 와이오밍, 플로리다, 알래스카, 사우스 다코다, 워싱턴, 네바다와 함께 미국에서 주 소득세가 없는 주 7개 중 가운데 하나다.
이같은 주세율의 차이에 대해 FOX스포츠 소속 켄 로젠탈 기자는 "텍사스가 제시한 1억3000만달러는 뉴욕의 1억4700만달러와 똑같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포츠 회계 전문가 로버트 라이올라도 자신의 SNS를 통해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7년 1억3000만달러를 벌면 뉴욕에서 7년 1억4000만달러를 받는 것보다 더 많은 세후 소득을 얻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매월 받아낼 금액은 어떤 수준일까. 추신수의 계약 총액인 1억3000만달러를 이에 대입하면 추신수가 실제 확보한 계약 총액은 7년 7552만달러다. 연평균 1078만 달러며, 미국의 야구 활동 기간인 10개월을 대입하면 매월 107만8000달러(한화 약 12억원)을 버는 셈이다.
◇진심이 통했다
추신수가 갈 구단으로 꼽히는 팀은 적지 않았다. 텍사스와 양키스 외에도 시애틀과 애리조나, 디트로이트 등이 추신수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고 막판에는 휴스턴도 의향을 보였다. 그가 갈 곳은 꽤 많았다.
하지만 추신수는 결국 텍사스를 택했다. 유력한 팀으로 꼽히긴 했지만 '돌고돌아 다시 택사스행'인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포스트' 조엘 셔먼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추신수는 처음부터 텍사스를 원했다"면서 "추신수는 텍사스의 뜻을 알기 전까지 양키스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설명했다.
텍사스는 2012년 추신수가 신시내티 레즈의 유니폼을 입기 전에도 추신수를 트레이드 영입대상에 올렸다가 철수했던 팀이다. 추신수는 오래 전부터 텍사스가 자신을 향해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실을 익히 알았다. 결국 이번 오프시즌 텍사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편 텍사스는 클리블랜드·신시내티와 비교해서 한인 거주자가 많고 자신의 집이 위치한 주인 애리조나 주와 가깝다는 점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이제 텍사스의 기마 경관으로 새출발하는 추신수는 그동안의 고뇌와 마음 고생을 털어내고 화려하게 부상한 일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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