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의 절대강자인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후발 주자들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였던 일본의 소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인 ZTE 등과 연합전선 구축을 통해 반 안드로이드 선봉에 서게 됐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올해 중순경 새로운 윈도 모바일 OS를 탑재한 신제품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 제품이 소니의 전략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 2'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실일 경우 소니의 텃밭인 일본 시장에서 윈도 OS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소니가 안드로이드 대신 윈도 OS를 탑재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해석은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 막대한 장려금을 약속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MS는 개발자, 제조사 등을 위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니뿐만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인 ZTE와도 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최신 모바일 운용체계(OS) 윈도폰8을 탑재한 스마트폰 제품의 디자인, 판매 인센티브,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 등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협상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ZTE가 계약에 성공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물론 인도, 남미 등지에서 저가형 윈도폰을 판매하고 있는 노키아보다 ZTE가 훨씬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라인업.(사진=MS)
국내 제조업계 관계자는 "ZTE는 현재 미국, 인도, 러시아 등 대형 시장에 모바일 전담 비즈니스 사업부를 신설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유럽, 남미 등지에 한정돼 있는 윈도 운영체제의 보급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최근 노키아의 안드로이드 OS 도입이 가시화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노키아는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노르망디(Normandy)'를 올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 위치한 제조공장에서 1만대 정도의 프로토타입을 생산한 상황이다.
윈도 OS를 탑재한 아티브S 시리즈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행보도 관건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윈도 OS 확산에 적극 동참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삼성이 타이젠 OS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윈도 OS 확산에 기여할 이유가 적다는 것이 제조업계의 일반적 해석이다.
한편 삼성전자·인텔 등이 개발한 '타이젠'과 모질라의 '파이어폭스OS' 등도 안드로이드의 ‘패권’에 도전한다. 두 OS 모두 사실상 개발 자체는 완료된 상황이며 OS의 완성도, 앱 생태계 확대 등을 놓고 최종 점검 중이다.
이같은 비(非)안드로이드 트렌드는 올해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78.3%로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부터 점유율이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SA는 오는 2018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윈도폰 OS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 10%대에 진입하고, 타이젠과 파이어폭스OS가 각각 2.9%, 2.4%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OS 시장의 지각 변동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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