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자비네 라우텐슐레거 분데스뱅크 부총재가 매파적 발언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외르겐 아스무센 전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그 뒤를 이을 유력한 차기 이사 후보로 라우텐슐레거 부총재가 거론됐지만, 현 ECB 정책에 대한 회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아 향후 그의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불투명하다.
◇자비네 라우텐슐레거 분데스뱅크 부총재(사진=로이터통신)
13일(현지시간) 라우텐슐래거 부총재는 "ECB의 저금리 기조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자산가격 버블이라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저금리 기조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정책 기조에 반(反)하는 발언으로, 그가 이번 유럽의회 경제사무위원회에서 강한 매파적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이어 "마이너스 예금금리 역시 기술적·법적으로 가능한 얘기지만, ECB는 그것이 유럽 경제에 정말 도움이 되는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ECB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25%로 인하했으나, 인플레이션이 1%대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필요할 경우 추가 완화책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라우텐슐래거 부총재는 ECB가 히든카드로 마련해놓은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의 시행 논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했으나, 이 역시 유럽 경제를 성장세로 이끌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스무센 전 집행이사는 임기동안 드라기 총재를 도와 현 정책이 독일에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라우텐슐래거가 아스무센처럼 독일과 ECB 사이의 중개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고 있다.
현재 아스무센 전 이사는 지난달 8년간 일해왔던 ECB를 떠나 고국인 독일로 돌아가 노동차관에 임명됐다.
위원회는 라우텐슐래거의 청문회를 열고 입후보 자격을 평가한 뒤 임명 여부를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오는 17일 EU 의회가 지명 여부를 결정하고,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최종결정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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