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중소기업연구원(중기연)이 올해 중소기업의 3대 위협요인으로 환율 넛크래커와 통상임금, 가계부채를 꼽았다.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은 2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14년 중소기업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김 원장은 "달러 강세 속에 엔저와 위안화 가치 절상은 일본 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의 약화와 대중국 수출 감소 등 중소 수출기업의 위기와 환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넛크래커(nut-cracker)란 한국 경제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일종의 샌드위치 현상을 일컫는다.
그는 두 번째 위협요소로 통상임금을 꼽고 "인건비 부담을 상승시키고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중소기업의 노동 생산성 하락이라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 원장은 "가계부채가 누적될 경우 소비위축과 내수침체를 초래하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소상공인의 부채 역시 증가하면서 금융부담 증가로 인해 채산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기회 요인이라도 대응 여부에 따라 위험요인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뒤집어 말하면, 위협요인 역시 대응에 따라 얼마든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올해 중소기업의 7대 기회요인으로 벤처·창업금융을 꼽았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벤처 창업투자 활성화 조치가 민간 자본의 벤처·창업으로의 유입을 촉진시켜 기술기반 창업의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IT융합 촉진과 제조업이 부활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 역시 중소기업계의 기회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사물인터넷이나 3D프린팅 등 디지털 산업협명이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확산시켜 수많은 제조 중소기업이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글로벌 가치사슬(CVC) 역시 중소기업의 기회 요인으로 선정됐다. 그간 생산·제조 중심에서 아이디어와 연구개발(R&D), 디자인 등 혁신요소 등으로 가치사슬이 이동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중기연은 이밖의 기회 요인으로 ▲거대 역내시장 형성과 기업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는 동북아 FTA와 남북교류 ▲중소기업에게 소프트·브랜드 파워를 공급하는 한류 ▲기업과 사회에서 창조적 공유가치가 확산되는 생산적 협력 ▲기업 성장경로를 제공하고 촉진하는 성장사다리 등을 선정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의 10대 이슈 중에서 경제민주화가 빠진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경제민주화 논의가 약해진 기류 탓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원장은 "위협 요소와 기회 요소 가운데 경제민주화 관련 이슈가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원장은 마지막으로 "제조 중소기업들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국내기업들이 현 위치에 정체하지 않고 중소와 중견, 대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성장사다리)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 중소기업 10대 이슈(자료=중소기업연구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