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이돌 가수들, 그들은 언제까지 현재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아이돌 가수들의 수명을 5년 정도로 본다. 가요계 트렌드가 쉴 틈 없이 변하는데다가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 가수들도 많다.
스무 살에 데뷔를 했다면 스물 다섯 살 쯤엔 직업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아이돌 가수들은 20대부터 일찌감치 ‘노후 대비’를 해야되는 셈이다. 아이돌들의 노후 대책, 어떤 것들이 있을까?
◇프로듀서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수 박진영. (사진=CJ E&M)
◇프로듀서 변신..안정적 수입 장점
아이돌의 은퇴전략은 '프로듀서'로의 변신이 첫 손에 꼽힌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가요계에서의 일을 이어갈 수 있는데다가 프로듀서 활동엔 나이 제한도 없다. 여기에 안정적인 수입까지 보장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박진영은 지난 2011년 약 13억7300만원의 저작권 수입을 올렸다. 또 2012년엔 약 12억7800만원의 음원 저작권 수입을 기록했다. 모두 연간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1994년 솔로 가수로 데뷔한 박진영은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로 변신해 원더걸스, 2PM, 2AM, 미쓰에이 등 후배 가수들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다.
2012년 기준으로 약 9억4600만원의 수입을 올린 테디도 마찬가지. 그룹 원타임의 멤버였던 테디는 YG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박진영이 올해 마흔 둘, 테디가 서른 여섯이다. 아이돌 가수의 기준으론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프로듀서로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아이돌 가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빅뱅의 지드래곤이나 비스트의 용준형 등 두각을 나타내는 가수들이 많다. 이효리도 후배 그룹 스피카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며 프로듀서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걸그룹 베이비복스 출신인 윤은혜는 연기자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사진=MBC)
◇연기자로 제2의 인생..나이 들어도 활동 가능해
연기 도전을 통해 '제2의 인생'을 모색할 수도 있다. 가수 활동과 함께 드라마, 영화 출연을 병행하면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조금씩 다져가는 식이다.
현재 미쓰에이의 수지, 아이유, 소녀시대의 윤아,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 엠블랙의 이준 등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연기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돌 가수에서 연기자로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케이스로는 윤은혜, 황정음, 정려원 등이 꼽힌다. 어느덧 서른 언저리의 나이가 된 세 사람은 또래 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셋 모두 걸그룹 출신이지만, 드라마 속 이들의 모습을 보고 걸그룹 시절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연기자로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연기자의 경우, 아이돌 가수와 달리 나이가 들어도 연예계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0대엔 30대 역할을, 40대엔 40대 역할을 연기하면 된다. 주연을 맡지 못한다면 조연을 맡아 연기 활동을 계속하면 된다.
아이돌들의 연기 도전은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득이 된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아이돌 스타의 고정팬들을 TV앞에 불러모을 수 있기 때문에 시청률 경쟁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며 “또 아이돌 가수들은 카메라에 대한 공포가 없는 편이라서 비슷한 또래의 신인 배우들에 비해 나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룹 H.O.T의 멤버로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문희준은 예능인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라인엔터테인먼트)
◇예능 출연 통해 예능인 도전..치열한 경쟁은 이겨내야
예능인으로 변신하는 것 역시 아이돌들이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MC나 패널로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연예계 활동을 연장할 수 있다.
그룹 H.O.T의 멤버로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문희준은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문 MC나 개그맨 못지 않은 재치와 입담이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규현이나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역시 가능성 있는 예능인으로서 주목을 받는다. 규현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면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박형식은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SBS 드라마 '상속자들'과 각종 광고에 섭외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물론 아이돌 가수에서 예능인으로 변신할 경우, 기존 예능인들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수의 매니저는 "서로 돋보이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벌이는데 한 마디로 무섭더라. 예능 출연 경험이 많지 않은 입장에서 봤을 땐 치열한 예능인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 역시 가요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거쳤던 것은 마찬가지다. 예능인들과의 경쟁도 이겨내야 안정적인 은퇴 이후를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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