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사상 초유의 금융회사 정보유출 사건으로 국민의 불안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금융사 대표들까지 물러나자 금융감독 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사고가 발생할때 마다 금융당국이 가벼운 처벌로 일관해 사고를 키우고, 사고 후에도 위기관리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수장인 신제윤 위원장까지 21일 "책임질 일 있으면 지겠다"고 밝혀 2차 피해까지 발생하게 되면 당국의 '뒷북대응'으로 인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은 됐지만 유통은 되지 않아 2차피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차피해 추정 사례가 급증하고 있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도로커져 '카드런'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정보유출 사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당국은 무조건 2차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만 할 뿐 국민들의 의심과 불안만 키우는 등 "만약 2차 피해가 발생하면 배상하겠다"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대응책도 내놓지 않고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 중 하나는 사고가 날 때마다 금융당국이 일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한다.
지속적으로 금융사의 고객 정보 유출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지만 금융당국은 수백만원대의 과태료와 주의적 경고 수준에 그쳤다.
이같은 처벌로 인해 금융사가 고객 정보 관리를 소홀히 해오다가 결국 1억여건이 넘는 고객정보 유출 사고까지 커진 것.
당국은 이번만큼은 책임자에 대한 '강력처벌'을 주문하며 강력한 금융사CEO문책을 예고했다. 그러자 카드사 대표들이 고객정보 유출을 책임지겠다면 지난 20일 카드3사 CEO가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고객들이 믿고 맡긴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한 금융기관도 문제지만 그동안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안일하게 대처해온 금융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는 목소리가 크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번사건은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금융당국 무능의 결과"라며 "최근 3년 동안 두 차례의 종합대책을 발표하고도 피해 규모도 파악 못하는 등초대형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기준 민주당 의원도 "금융당국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처벌 수위를 낮게 정해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망각하게하는데 일조했다"며 "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금융당국의 개인정보 보호 불감증과 솜방망이 처벌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당국의 안일한 대책과 사태수습 방관에 대한 책임을 금융수장이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이번 사태는 금융사 문제뿐 아니라 지금까지 수십 차례 이어진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당국 챔이이 크다"며 "기득권을 가진 금융당국 수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게맞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도 카드사 대표 뿐 아니라 지주사 회장이 사퇴해 강한 책임의식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단 사태 해결의 역할을 충실히 한 후 책임론을 논의해야 한다는의견도 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금융당국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만큼 전적인 책임보다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부분에 책임을 지는게 맞다"며 "일단 실질적인 대책 마련 등을 통해 발벗고 나서 해결하는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금융당국의 수장을 아무리 바꿔도 근본적인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한 사고는 지속될 것"이라며 "신제윤 위원장이 징벌적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실질적인 것들을 제대로 한후 책임론을 논의하는게 맞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21일 오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권 정보유출 사건이 계속해서 터지는데도 금융당국은 무책임하고 무능했고, 언제나 사고가 터진 뒤 실효성 없는 대책만을 내놓았다"며 "무능한 금융회사 경영진은 물론 금융당국자들 역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