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에게 선물한 이른바 '박근혜 시계'가 선거법 위반 논란의 한 가운데 섰다.
이 논란을 촉발시킨 인물은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다. 홍 총장이 지난 21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지방선거에서의 박근혜 시계 활용'을 언급한 것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그는 당시 "아무 곳에나 쓰지 말고, 좋은데 잘 쓰셔서 당협 운영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활용을 잘하시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지방선거에서의 선전을 당부했다.
야권은 "대놓고 선거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한 질의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냈다. 선관위는 결국 새누리당에 '주의' 공문을 보냈다.
홍 사무총장의 이같은 '논란 유발'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 사무총장에 임명된 이후 수차례 비슷한 구설수에 올랐다.
홍 사무총장은 장재구 회장 구속으로 한국일보 사태가 일단락 된 후인 지난해 8월5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여론동향'을 소개했다.
"지난 대선 때 여론조사 공표 데드라인을 앞두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앞섰다고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는 오보를 냈던 사람들이 한국일보의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일보 노조가 이에 강하게 반발하자, 결국 홍 사무총장은 다음 날인 6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News1
지난해 11월 서울대공원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물려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한 홍 사무총장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었다.
그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보은인사가 부른 참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박 시장을 겨냥했다. 박 시장은 이에 "팩트를 잘 알고 말하라"며 "사육사 재배치는 제가 임명한 현 서울대공원장 이전에 벌써 결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사무총장은 오히려 "무한책임을 가지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2014년 들어 정치권이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자, 홍 사무총장의 설화는 더욱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공천을 진두지휘하게 될 사무총장의 위치에서, 지방선거에 대한 그의 발언이 여러 차례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그는 지방선거에서의 '중진 의원 차출론'을 연이어 제기하며 당내 분란을 자초했다. 중진 의원들은 출마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연이은 차출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고,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다른 후보자들은 "불공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된 그의 발언도 당사자의 강한 반발을 일으켰다.
홍 사무총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보이자,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려면 서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장 정 의원 측은 "당 대표를 지낸 사람에게 '몸값올리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사무총장이 또 같은날 제기한 '기초의회 폐지'·'단체장 2연임 제한'·'광역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도 큰 논란이 됐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강한 반발이 있자, 홍 사무총장은 결국 다음 날인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와 관련해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 현재 여론 수렴 과정일 뿐"이라며 "구체적 안이 나오기까지 좀 더 기다려 달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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