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보조금 경쟁과 속도경쟁, 경영진의 배임혐의, 화웨이 통신장비 선정 문제 등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지난해 통신업계의 실적발표가 모두 마무리 됐다. 2014년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발표한 실적은 천양지차로 나타났다.
지난 28일 SK텔레콤과 KT가 2013년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29일 LG유플러스까지 성적표 공개를 마쳤다. 전반적으로 3사 모두 매출에서는 소폭 성장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성공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는 큰 격차를 보였다.
◇LGU+ '녹색등'·SKT '노란색'·KT '적신호'
신호등에 녹색불이 들어온 곳은 업계 3위
LG유플러스(032640)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27.7%나 급증한 5421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지난해보다 5% 성장한 11조4503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이처럼 선방할 수 있었던 요인은 LTE를 중심으로 한 무선사업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이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LTE 가입자 비중이 65.2%(708만9000명)까지 늘어났고, 이로 인해 가입자당 평균수익인 ARPU 역시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결과를 얻었다.
LG유플러스는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LTE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의 80% 수준에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가입자당 평균수익 역시 5% 수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또 유선부문에서는 연간 수익이 31.6%나 늘어난 IPTV와 가정용 다기능 디바이스 홈보이 등이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동통신 3사의 지난 2013년 매출액 및 영업 실적.(자료제공=각 사)
이와 반대로
KT(030200)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대폭 줄어들며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KT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740억원, 순이익은 1816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지난 2012년보다 각각 27.7%, 83.6% 줄어든 수치다. 매출도 23조8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줄었다.
KT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지난해 두 차례의 영업정지를 겪으며 가입자를 상당수 빼앗겼던 것과 함께 유선부문의 부진 지속, 새로운 CEO로 교체되면서 발생한 '빅 배스(경영진 교체에 앞서 부실자산을 모두 반영해 잠재부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 영향 등이 꼽혔다.
KT는 지난해 8월 1주일간의 단독 영업정지로 가입자 유치 실적이 악화되자 4분기부터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을 대거 지출했다. 이 기간 지출된 마케팅비만 7557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5.3% 늘었다. 연간 사용된 마케팅비는 2조6811억원으로 2012년 대비 15.5% 증가했다.
또 유선전화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유선수익이 6.7% 감소한 점과 황창규 신임 CEO 취임을 앞두고 있었던 손실 처분 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해 매출 16조6021억원, 영업이익 2조1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9%, 16.2% 증가한 규모다.
다만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지분법 평가이익 6000억원을 제외할 경우 그 성장수준은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가입자당 평균수익 'ARPU' 성장세 보니
통신 사업평가에 사용되는 척도 중 하나인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에서도 통신 3사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KT의 ARPU는 3만2160원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 훨씬 못미쳤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3만4551원, LG유플러스는 3만4106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2년과 비교해 LG유플러스의 ARPU는 13.5%나 성장했다.
◇이통 3사 ARPU 성장 추이(자료제공=각 사)
주목되는 것은 각 통신사업자들의 올해 경영전략과 목표다.
LG유플러스는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영업수익 목표를 8조3000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김영섭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은 "2014년 LG유플러스는 가장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네트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무선 수익을 성장시킬 것"이라며 "전년 대비 6% 성장한 8조3000억원의 영업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총 투자비(CAPEX)는 2조2000억원으로 계획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2.6GHz 주파수에 대한 전국망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사와 비교해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KT는 올해 매출이 24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년간 매출액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지난해 KT는 매출 23조8106억원을, 2012년에는 23조8564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KT는 비용절감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올해 설비투자비도 지난해 3조3125억원보다 약 18.5% 줄어든 2조7000억원으로 책정하고 앞으로도 이 수준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014년도 매출 목표를 17조4000억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기록한 16조6021억원에서 약 1조원 정도 상향한 수치다.
SK텔레콤은 지난 2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14년 롱텀에볼루션(LTE) 밸류 지속 강화와 성장 사업 가속화를 통해 매출액 17조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설비투자비는 2조1000억원으로 잡았다. 투자비를 19% 가량 감소시켰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향 트렌드를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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