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가 수출전선에서 동반부진하며 새해 출발의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에 힘입어 모처럼 내수에서 반등하며 향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가운데, 기아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을 거듭하며 대조를 보였다.
극심한 내수 침체로 유일한 돌파구로 자리한 수출의 경우, 르노삼성차를 제외한 나머지 4사 모두 감소하며 전반적 부진을 보였다.
특히 한국지엠의 부진은 심각했다. 1월 한국지엠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5.3% 감소한 4만2733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쉐보레 유럽법인 철수 소식에 따라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향후 뚜렷한 모멘텀도 없어 당분간 수출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쌍용차의 수출은 6189대로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다. 뉴 코란도 C와 코란도 스포츠의 증가세에도 카이런과 렉스턴 판매 부진에, 조업일수 축소에 따른 CKD 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0.7%, 0.5% 소폭 감소하며 지난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해외생산 분은 현지 전략차종 판매 호조로 늘었지만 국내공장 생산 감소의 영향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다만 설 연휴가 1월에 몰리면서 근무일수가 줄어든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게 위안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4사가 동반부진한 가운데 르노삼성차는 전년 동월 대비 18.2% 증가한 2198를 수출하며 나홀로 선전했다. 특히 SM3와 QM5가 각각 29.9%, 19.7% 증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내수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한 5만152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8월 이후 5달 만의 내수 회복세다. 이 같은 반전의 선봉에는 신형 제네시스가 있었다. 신형 제네시스는 3728대 판매되며 신형 모델 출시 전인 지난해 1월(1152대)에 비해 무려 223.6% 급증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 기준 계약대수만 1만7000여대를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신형 제네시스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요인이다. 이미 지난해 판매량(1만2147대)을 넘어섰고, 영업일수 기준으로 45일 만에 연간 판매목표인 3만대의 절반을 초과했다.
현대차가 심혈을 쏟은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 초반 호응을 얻자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핵심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올 상반기 내에 신형 제네시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명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의 승패가 관건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효과를 등에 업고 반전의 계기를 꿰찬 가운데 기아차는 5달 연속 내수 부진을 보이며 주저앉았다. 기아차는 지난달 3만4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한 판매고를 올렸다. 스포티지R과 모하비가 각각 43.6%와 12.8% 증가하며 분투했지만 승용모델의 전반적인 부진에 무너졌다. 레이(45.6%)를 제외하고는 승용 전 부문에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사는 지난해의 상승세를 내수에서 이어갔다.
수출이 붕괴됐던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한 1만873대를 팔아치웠다. 최근 터보모델을 내놓은 '크루즈'와 상품성이 강화된 '말리부'가 내수 증가를 견인했다.
쌍용차는 뉴 코란도 C를 앞세운 코란도 브랜드의 강세에 힘입어 내수시장에서 5445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9인승 모델이 추가된 코란도 투리스모가 무려 661.3% 증가하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르노삼성차는 전년 동월 대비 16.9% 증가한 4500대의 내수 판매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4월 2.0 가솔린 모델 출시로 판매 상승세를 보인 QM5와 프로모션 덕을 톡톡히 본 SM3가 르노삼성차의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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