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와 내란선동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이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지난해 8월 공개수사로 전환된 지 6개월, 재판이 시작된지 4개월만이다. 재판부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합의 12부(재판장 김정운)는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된 뒤 수요일만 빼고 일주일에 나흘을 재판을 여는 강행군을 해왔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검찰과 이 의원측은 마지막 결심공판인 3일에도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였다.
이 의원의 변호를 맡은 심재환 변호사는 이날 최후변론에서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통일을 주장한 피고인들을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으로 몰아붙였다"며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심 변호사는 "자주하지 않으면 사대하자는 것이고, 외세에 빌붙자는 것인가. 민주하지 말자면 독재하자는 것인가. 통일하지 말자면 영원히 분단하자는 것인가"라며 자주와 민주, 통일을 주장한 이 의원 등이 북한의 대남혁명론을 따른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이승만 정권부터 노태우 정권까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독재를 옹호하고 분단을 찬성한 세력"이라며 "이들은 헌정 질서를 무참히 유린하고 나라를 독재 소굴로 몰아간 쿠데타를 옹호하고, 유신을 옹호하고, 전두환·노태우의 군사반란을 옹호하고 이들을 지도자로 찬양하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이 있으며 이를 지속시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반북 대결주의에 찌든 영혼이 얼마나 황폐하고 비정상의 나락으로 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 변호사는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민주주의를 외치면 박해를 받았고, 통일을 외치면 용공세력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며 "미국은 신성한 성역으로 간주돼 미국에 대한 비판 허용되지 않아 자주에 관한 주장을 하기도 대단히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주와 민주, 통일은 한국 진보운동의 역사적 성과일 뿐 아니라 스스로 창안한 발명품"이라며 "이러한 이념은 우리의 헌법 정신에 그대로 부합하고 헌법 전문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통치권을 타국에 맡기고 되찾아 와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주권수호에 들어갈 수 없다"며 "주권을 타국에 위탁하자는 자들이 주권의 옹호자인 양 활보하는 참혹한 현실이야 말로 대한민국 정체성을 유린한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자주와 민주, 통일의 정당성이 명확하기 때문에 국정원은 감히 이 자체에 대한 타당함을 공격하지 못하고 북한과 연계시킨 것"이라며 재판부에 "현명한 판단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이상호 수원 사회적기업센터장은 "국정원의 미행을 겪고 악몽과 불면증으로 끝을 알 수 없는 공포를 매일 맞이했다"고 말했다.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RO'라는 조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세포모임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장은 "첨단 무기로 무장한 60만 대군이 있는데 민간인 100여명이 내란을 음모한 것이 가능하다는 검찰의 주장이 과연 정상적인가"라고 되물었다.
김근래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내란음모는 없었고, 박근혜 정권과 다른 한반도 진단에 대한 정치적 견해가 있었을 뿐"이라며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검찰은 오전 이 의원에게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하고, 이상호·홍순석·조양원·김홍열·김근래 피고인에게는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0년을 한동근 피고인에게는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사진 맨 오른쪽)이 3일 공동 피고인들과 함께 결심공판에 참석해 재판 진행상황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제공=수원 사진공동취재단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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