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의료보험법 개혁(일명 오바마케어)의 영향으로 200만명 이상의 고용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초당파적 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오바마케어는 예상보다 큰 근무시간의 감소를 몰고올 전망"이라며 "오는 2017년까지 20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의 저소득층 금융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저임금 근로자들이 직장을 포기하거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 복귀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CBO는 오는 2017년에서 2024년의 기간동안 근로시간 기준으로 1.5~2%정도, 근로자수 기준으로 200만~250만명 정도의 정규직 고용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CBO는 지난 2011년 오바마케어의 영향으로 오는 2021년까지 약 80만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제이슨 퍼맨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엥서 미 의회예산국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CBO의 이번 발표 이후 워싱턴에서는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발표 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다" 또는 "끔찍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오바마케어가 고용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이 블런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요한 것은 고용감소 효과가 당초 CBO가 예상했던 것보다 2.5배 이상 커졌다는 것"이라며 "이 숫자는 그 누구의 우려보다도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공화당은 그동안 꾸준히 오바마케어가 중소기업 고용에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새로운 고용창출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며 "중산층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오바마케어가 추가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CBO 보고서가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공화당의 공세에 즉각적인 정면 반박에 나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CBO의 전망은 기존 공화당의 주장을 반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규직이 줄어들고 비정규직만 양산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건강보험 자격상실을 두려워서 이직이나 전직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공화당은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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