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버냉키의 통화정책 강력 지지..테이퍼링 유지"(종합)
"美 노동시장, 완전 고용과 거리 멀어"
2014-02-12 11:17:50 2014-02-12 11:21:51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11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청문회에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등장했다. 지난 3일 취임 선서 후 갖는 첫 공식 일정이었다.
 
옐런 의장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질의서를 통해 미국의 노동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초저금리와 점진적으로 자산매입을 줄여가는 지금의 통화정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반기 통화정책보고 후 이어진 질의 응답은 예상보다 긴 시간동안 진행됐다. 옐런이 이끄는 연준의 정책 방향을 탐색하려는 듯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질문이 이어졌고 옐런은 막힘없는 답변을 내놨다.
 
옐런 의장은 오는 13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도 출석해 통화정책과 관련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넷 옐런 연준 의장(사진=로이터통신)
 
◇"실업률 만으로 고용 개선 평가 어려워..정상 수준 멀어"
 
옐런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경제 지표들을 통해 봤을 때 고용 동향을 포함한 미국 경제는 아직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
 
지난달의 실업률이 6.6%로 연준의 목표치였던 6.5%에 근접했지만 이것만으로 고용 회복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업률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 것을 의식한 듯 그는 "신규 취업자 수, 일자리 개수 등 다양한 지표들을 고루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연준은 미국의 실업률이 2013년 말까지 7.4~7.7% 수준을 유지하고 2014년 말에는 6.8~7.3%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2개월간 신규 취업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보고서가 의미하는 내용에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예기치 못한 한파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옐런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소득불균형 문제도 고용 상황과 연계시켜 설명했다. 소득불균형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도 노동 시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증거라는 것. "파트타임 일자리 밖에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점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점진적 테이퍼링은 유지..신흥국 위기 여파 크지 않아
 
그러나 옐런은 "통화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전임자였던 버냉키 의장과 지금의 통화정책을 고안해 낸 만큼 계속해서 이를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테이퍼링의 속도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테이퍼링 일정에 대해서 정해둔 것은 없다"면서도 "경제 전망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노동 시장에 대한 전망이 심각하게 악화된다거나 물가상승률 개선에 대한 우려가 깊어질 경우에나 자산매입 규모를 다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로 수준의 초저금리 역시 한 동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실업률이 6.5%를 하회해도 한동안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옐런은 또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는 동의하면서도 이것이 연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주간 신흥국 환율이 요동을 치고 주식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했던 상황들을 예의주시했다"면서도 "미국 경제 전망에 지속적인 위험 요인이 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8~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테이퍼링이 선언될 가능성은 보다 높아졌다.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FOMC 회의에서 매 차례 100억달러의 자산매입 축소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톰 프로셀리 RBC캐피탈마켓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이 버냉키와 같은 각본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사실이 자명해졌다"고 분석했다.
 
케이스 헴버 누빈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옐런의 메세지는 정책의 방향이나 경제 평가가 전과 같을 것임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옐런 "나는 현명한 중앙은행 수장"
 
한편 이날 청문회의 질의 응답은 4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연준 의장으로 가진 첫 공식 자리인 만큼 공화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이 이어졌다.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자산 가격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의견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옐런은 "자산 버블을 검증하는 능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는 거품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 기관 규제와 관련해서는 "은행들의 자기거래매매 금지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을 더 연구해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브 헨살링 금융서비스위원회 공동 의장은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교묘히 잘 피해갔다"며 "스스로를 현명한 중앙은행 수장이라고 평가하나"라 물었고 옐런 의장은 "나는 스스로를 현명한 의장이라고 믿는다"는 단호한 답을 남겼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