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올해 초까지 거래가 주춤하면서 매매가까지 하락했던 서울 강동구 고덕 재건축 단지가 차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번 달 고덕 주공2단지 전용면적 38.52㎡(구 13평)는 3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거래된 3억9000만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초 고덕·상일동의 재건축단지들의 매매가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이번 달 부터 강남권 재건축 분위기에 힘입어 반등하는 분위기다.
특히 고덕동 중 재건축사업이 활발한 고덕 주공2단지의 매매가가 상승했다.
고덕동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32.98㎡(구 11평)기준으로 지난달 3억4500만원이던 매매가는 3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38.52㎡(구 13평) 역시 3억7500만원에서 3억9000만원으로 매매가가 상승했다.
최소 500만원에서 크게는 2000만원까지 매매가가 오른 셈이다. 구 30평형을 분담금 부담을 최소해 소유할 수 있는 48.6㎡(구 16평)은 현재 4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덕동 A중개업소 대표는 "고덕주공2단지는 매매가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평형대가 아닌 전 평형대에서 거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 거래가 주춤하면서 48.6㎡가 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며 "하지만 이번 달 시공사와 본계약이 완료되면서 조합원분양 신청, 이주금 지급문제 해결 가시화 등의 사업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인근 상일동 재건축단지는 더딘 사업진행 속도 탓에 여전히 매매가는 보합세인 상황이다. 현재 상일동 고덕 주공3단지는 시공사와 본계약을 앞둔 상태다.
상일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속도의 영향으로 같은 면적임에도 주공4단지매매가는 주공2단지보다 1억원 낮다"며 "앞으로 잠실 주공5단지 열기가 한달 뒤 상일동으로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0.5% 올랐다. 강남은 1.35% 강동은 0.55% 상승했다.
특히 오름세가 가장 큰 강남 개포주공 2·3단지의 경우 지난주보다 500만~35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다음 달쯤 사업시행인가가 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포동 D중개업소 대표는 "개포 주공4단지 42.55㎡(구 13평)만 해도 20일만에 800만원정도 매매가가 더 붙었다"며 "주변 단지 대부분 주인들이 물건을 회수하는 등 매매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영향이 강동 재건축단지까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재건축단지의 진행 속도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사업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매물이 회수되거나 가격이 올랐다"며 "이로 인해 강동과 서초 재건축 상승세에도 힘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디거나 시장을 주도할 만한 이슈가 없는 단지라면 상승분위기 조성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단지.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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