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70이 넘어서도 일할 수 있는 나만의 직업을 가져야죠. 내 정년을 내가 정할 수 있다면 큰 행복 아닐까요."
잡매칭 사이트 '글루잡'을 운영하고 있는 알오컨설팅의 박상진 대표(54세,
사진)는 "직장은 제3자에 의해 내 정년이 결정되는 곳이라면, 직업은 내가 스스로 정년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직장에 집착하지 말고, 나만의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에 대해 탐구.."내가 잘하는 5가지 찾아야"
박 대표는 통신장비분야 대기업에서 21년간 근무했다. 기업에 근무할 당시 인사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해 온 인사업무 베테랑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의 한계가 찾아왔다. 직장에서 최대한 버티려면 버틸 수 있겠지만 몇 년 남지 않았다는 판단이 왔다.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게 뭔지부터 찾았다. 10가지로 추려내 보고 분석해 다시 5가지로 압축시켰다.
사람 만나길 좋아했고, 인사업무의 경험이 있고, 대화하고 조언해주는 역할에 소질이 있었다. '취업컨설턴트'라는 답이 나왔다.
준비를 서둘렀다. 직장에 소속됐을 때 확실하게 틀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꾸준히 인터넷 등으로 찾고 공부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네트워크를 쌓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최소 1000명은 만나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영업업무에 자원해 하루에 2~3개 기업을 돌며 3년간 1050명을 만났다.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다.
"중소기업을 돌며 사람들을 만나 보니 아이템 하나로 30명이 먹고살기도 하더군요. 결심이 섰습니다. 목표로 했던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사표를 썼죠."
◇"뚜렷한 목표 세우고..1년 운영비 확보해야"
2008년 회사에서 나온 뒤 같은 업무를 하는 중소기업에서 2년간 더 근무했다. 자신의 능력을 좀 더 테스트해고 싶었다. 더 이상 직장에 적을 두고 있으면 창업이 어려워지겠다 싶었다. 다시 회사를 나왔고, 그 길로 바로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목표가 뚜렷했고,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퇴사 이후에 바로 창업이 가능했습니다.
창업 5년차를 맞은 그는 사회경력 10년 이상의 컨설턴트와 함께 파트너로 일하며, 사람들의 직업을 찾아주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알오컨설팅의 업무분야는 취업준비, 잡매칭, 대학취업, 해외취업 등이다. 특히 군장교취업에 특화돼 있다. 회사 이름인 알오 역시 학군사관후보생(ROTC)의 RO를 땄다.
"컨설턴트는 취업방법이 아닌 지식과 경험을 전달해주는 사람입니다. 사회경력 10년 이상의 전문컨설턴트들이 회사의 자산이죠. 취업시장은 정말 다양하고 폭이 넓습니다. 전문성만 갖춘다면 승산이 있습니다."
다만 알오컨설팅 같은 '지식창업'은 유형의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으로 당장 연결되기 어렵다. 그는 지식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1년 정도의 운영비 정도는 확보하고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손종서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 앙트러프러너십센터 교수는 "경험이나 기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시니어 기술창업은 상대적으로 더 경쟁력이 있다"면서 "다만 당장 수익이 나는 일반 요식업, 프랜차이즈 창업 등과 달리 창업아이템을 노출해서 대중들이 수용하기까지 시간(기술수용주기)이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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