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기어'를 통해 맛봤던 굴욕을 설욕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나섰다. 갤럭시기어 후속작을 한꺼번에 3종이나 꺼내들며 웨어러블 시장에 재출사표를 던졌다.
무대는 모바일 축제로 불리는 MWC 2014. 삼성전자는 이달 24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4에서 '삼성 기어2', '삼성 기어2 네오', '삼성 기어 핏' 등 웨어러블 총 세 종을 꺼내들고 무대 가운데로 나섰다.
◇스마트기능에 헬스케어 접목..타이젠의 시험무대
기어2는 무엇보다 최초로 개방형 멀티플랫폼 타이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향후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기기뿐 아니라 자동차·스마트TV·가전제품 등과 연동할 수 있다.
특히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양분하고 있는 운영체제(OS) 시장에 타이젠을 들고 나서면서 성공 여부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타이젠이 예상을 넘는 호응을 이끌 경우 삼성전자는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급속도로 줄일 수 있다.
외관과 기능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전작 대비 무게와 두께를 줄였으며, 한 번 충전하면 최대 2~3일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독립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우선 심박센서를 탑재해 사용자의 심박정보와 운동상태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 피트니스 매니저로도 활용 가능하다. 운동 중 실시간 운동량을 확인하고 코칭도 받을 수 있다. 피트니스 정보는 연동된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뮤직 플레이어로 쓸 수도 있다. 음악파일 저장공간에 음악을 저장하면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블루투스 헤드셋과 연결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왼쪽부터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 '삼성 기어 핏'(사진=삼성전자)
아울러 적외선 송신모듈(IrLED)을 탑재했다. '삼성 워치온 리모트 앱'을 통해 적외선 센서가 탑재된 TV와 셋톱박스 등을 제어하는 리모컨으로 활용 가능하다. 추후 연동 가능한 가전 기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생활 방수와 방진도 지원한다. 손을 씻거나 의도치 않은 이물질에 노출됐을 때도 벗을 필요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 기어2 네오의 경우 카메라를 제외한 삼성 기어2의 모든 기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깜짝카드로 마련됐다. 기어 핏이다. 삼성 기어 핏은 세계 최초로 1.84형 커브드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손목에 완전히 밀착되고, 스트랩 전체를 교체할 수 있어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 가능하다.
스트랩은 블랙·오렌지·모카 그레이 등 총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아울러 스마트 알림 기능을 통해 메일·문자·일정·알람 등 주요 앱 알림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화 수신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심박센서를 탑재해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고, 실시간 피트니스 코칭 기능을 통해 운동량 관리도 가능하다.
세 제품 모두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과 질감에 따라 스트랩을 바꿔 착용할 수 있다. 향후 패션 브랜드와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다양한 컬러와 소재의 스트랩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웨어러블 시장에서 성과 낼 것"
이로서 삼성전자는 갤럭시기어를 포함해 총 네 종의 웨어러블기기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에서 다소 혹평을 받은 후 이를 간 것 같다"며 "MWC에서 갤럭시기어의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는 건 확실시됐으나 세 종류를 동시에 내놓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의외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MWC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공격적으로 내놓는 것은 그만큼 관련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은 MWC 2014 개막 하루 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올해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자 한다"며 "기어 시리즈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사진=삼성전자)
그는 이어 "처음에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도 시장이 성숙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처럼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모든 이들에게 유익한 기기로 자리매김하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삼성전자는 손목에 착용하는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만 출시했으나 향후 여러 형태의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웨어러블 기기의 원년으로 삼을 예정이지만 당장 스마트폰처럼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이 이제 막 구축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이 성숙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신 사장은 "웨어러블 기기로 시장을 창출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판매해서 이익을 많이 내느냐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할 일"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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