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6.4 지방선거와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전대)를 앞두고 불거진 여권 내 계파 갈등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친박-비박 논란에서 해묵은 친이-친박 갈등까지 내홍 조짐은 끝이 없다.
황우여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갈등은 당헌·당규 개정, 지역 조직위원장 선정 등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주요 정치 일정(5월 원내대표 선출, 6월 지방선거, 7월 전당대회)에 앞서 집안 단속부터 나서야 할 처지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도 이러한 갈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News1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의원·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는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정몽준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새누리당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해서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청와대의 눈치를 보거나 눈앞에 이익을 놓고 집안싸움하는 것으로 비춰져서는 국민 통합을 위한 역할을 할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송광호 의원은 직접적으로 "지금 새누리당에 친박이 있고 비박이 있는가. 제가 생각했을 때는 친박도 없고, 비박도 없고 그냥 박근혜 대통령이 일을 잘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새누리당"이라며 "전부 친박이지 비박은 없다"라고 계파 갈등설을 일축했다.
송 의원은 이어 "조금 있으면 원내대표도 뽑고, 당 대표도 새로 뽑는다. 나는 누구 입에서든 누가 친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사람을 공개적으로 반대할 것"이라며 "누가 친박이라고 했는데 당선이 되면 다행이지만 낙선했었을 경우 대통령 레임덕이 조속히 올 수 있다. 국가적 측면에서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회의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지역 조직위원장 임명을 두고 계파 갈등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다음 달이면 한나라당 천막당사가 10주년을 맞이한다. 천막당사의 초심은 잊은 채 당권의 향배와 각자의 정치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지 깊은 회의와 절망이 든다"라고 말하며 서울 노원을·구로갑·동작갑 지역의 조직위원장 임명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역에 아무런 연고도, 활동도 없는 인사들을 단지 재력이 뒷받침된다는 이유와 특정 당 권력과의 사적인 연유로 임명한다면 천막당사 이전의 밀실공천, 돈공천, 줄 세우기 공천의 구태 정치와 무엇이 다르겠는가"라며 "돈이 있어야 지역구를 관리할 수 있다는 논리야말로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News1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주장을 친이-친박 대립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들어 홍문종 사무총장을 직접 거론하며 당 인사에 독단을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 사무총장은 당내에서 친박계를 대표하는 인사다.
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적인 원한 관계라기보단 (김 의원과 홍 사무총장이) 친이-친박의 입장을 대표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 동작갑 조직위원장에 임명된 손영훈 미래CTI 대표의 경우 과거 서대문 지역에서 민주당원으로 활동한 전력과 민주당을 탈당한 지 열흘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공개회의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무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 사상 전례 없는 일이라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지역에서 6선 의원을 지낸 서청원 의원이 지역 영향력을 다지기 위해 인선에 관여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두 의원의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새누리당의 '내환'이 선거를 치르고 전당대회로 이어질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계파 여부를 떠나 한동안 여권 내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