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대학병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이 발표됐다. 상급종합병원은 오는 2015년부터 보건복지부와 사전협의 없이는 병상 증설이 불가능해져, 경쟁적인 병상 수 늘리기가 사라질 전망이다.
경증·만성질환의 외래진료 비율은 17% 이하로 줄여야함에 따라, 외래환자의 대형병원 쏠림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4월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은 1차 의료기관인 의원, 2차 의료기관인 병원과 종합병원에 이은 3차 의료기관으로 난이도 높은 중증질환 진료를 담당하도록 돼있다. 지정기준을 충족한 종합병원 중에서 3년마다 지정(2012~2014, 43개소)하고, 건강보험수가 가산율을 30%(종합병원 25%, 병원 20%)로 적용받는다. 이처럼 병원 수익과도 직결되므로 그 경쟁도 치열하다.
무엇보다 그간 영상장비 수가 인하와 초음파 급여화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고,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의 점진적인 폐지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이른바 빅5병원을 제외한 병원들 간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복지부는 올해 12월 제2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인정기준을 마련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쟁적인 병상증설을 억제하고, 경증·만성 질환자의 동네의원 이용을 유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오는 2015년부터는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증설에 대해 복지부와의 사전협의제가 도입된다. 병상수를 늘릴수록 의료이용실적이 증가돼, 차기 소요병상수를 필요 이상으로 증가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특히 향후 지역별 병상관리계획과 연계해, 병상 과잉지역의 병상 증설을 억제할 방침이다.
또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자 위주의 전문 진료를 우선할 수 있도록 바뀐다. 단순진료질병군 진료비율을 16% 이하로, 경증·만성질환 등 동네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한 외래 환자 비율도 17% 이하로 줄이도록 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인증 조사항목을 현행 408개에서 537개로 확대했으며, 조사 판정기준 및 인증등급 결정수준을 상향조정하고 사후관리도 강화했다. 이에 2017년 평가부터는 신생아 중환자실 설치가 의무화된다. 올해 7월부터는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를 배치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질환에 대한 진료를 더 많이 수행해, 본연의 진료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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