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정부가 최근 오는 2021년까지 8년간 5788억원을 투입해 유전체 연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관련 바이오 기업들의 기대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유전체 분야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높여 향후 개인 맞춤 의학의 성장 원동력을 갖추기 위한 정책 지원으로 풀이되고 있어, 유전체 산업 확대의 수혜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 분석이다.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 제고에 대한 기대가 컸다.
◇포스트게놈신산업육성을 위한 다부처 유전체 사업.(자료=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농촌진흥청 등 6개 부처는 지난 19일 ‘포스트게놈 다(多)부처 유전체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총 5788억원을 투자해 ▲맞춤의료를 위한 진단 및 치료법 개발 ▲각종 생명체 유전정보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생명자원 개발 ▲유전체 분석 기술 등 원천기술개발 ▲산업화 촉진을 위한 플랫폼 기술개발 등을 진행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부처 유전체 사업 추진은 맞춤 의료, 식량·에너지 자원, 신소재 개발 등과 관련한 글로벌 기술 경쟁에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내 일부 바이오 기업들은 유전체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하는 등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터라 정부의 지원이 추가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테라젠이텍스는 지난해 유전체 해독 및 분석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LCD용 관련 장비사업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이후 중국 대형병원과 개인유전체분석 프로그램인 ‘헬로진’ 서비스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과 한국줄기세포은행 등 검진센터와 제휴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한국인 10대 암을 포함해 뇌질환과 치매, 심혈관질환, 파킨슨 병, 우울증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한국인 유전체 분석기술과 임상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기존 유전체 정책 자금을 범부처적으로 늘려 구체적으로 제시해 준 것”이라며 “국가적인 관심 자체에 의미가 있다. 곧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 내, 힘든 상황에 있는 기업체와 연구원들에게 힘을 보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전체 분석업체인 디엔에이링크도 SK케미칼과 업무 제휴를 통해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 영역을 넓혔다.
마크로젠은 세계 10대 유전자 분석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는 유전자 분석사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마크로젠의 경우 지난 1월 미국 일루미나로부터 차세대 시퀀싱(30억개로 이뤄진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장비를 들여왔다. 이에 따라 유전자 분석 비용과 시간이 대폭 줄었다.
기존 1명에 열흘 넘게 걸리던 게놈 분석시간이 하루로 당겨지고 5~6명까지도 한 번에 분석이 가능해져 연간 2500명 이상 검사할 수 있게 된다. 오는 4월부터 국내에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정부 투자 지원 확대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유전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보다 커져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개인별 맞춤의학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유전자 정보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제와 예측을 통한 질병 예방으로 의료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0년부터 본사에서 시퀀싱 사업을 하고 있다”며 “미주·일본법인, 유럽지사 등 이미 해외에 진출해 있고, 미국소재 자회사 MCL을 통해 올해부터 미국 종합병원에 임상진단 시퀀싱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오니아는 신약개발의 핵심인 유전자 단계에서 약물의 작용점을 탐색하는 서비스 기술인 GPScreen을 지난해부터 미국 소재 글로벌제약사에 제공하고 있다. 또 유전자로 질병 유무와 정도를 재는 분자진단과 ‘새미알앤에이(SAMIRNA)’로 명명된 유전자신약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inbody) 생산업체인 바이오스페이스, 자궁경부암 및 성병 감염 진단 및 호흡기 질병 진단 키드를 판매하는 씨젠도 지난 1월 이탈리아의 분자진단 유통업체인 ‘애로우 다이아그노스틱스’사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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