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다주택자가 민간임대시장의 중요 공급자라며 규제 완화해 집 더 사라고 하더니 결국 임대소득에 세금을 메기면 이게 사라는 말인가요, 사지 말라는 얘기인가요?"
정부의 임대차시장 운영 방침에 시장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세금을 줄여줄테니 집을 더 사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물리겠다니 나오는 반응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에게 다주택자는 중요한 임대주택 공급자가 아니고, 어떻게든 과세를 해 부족한 세원을 확보 해야 할 대상 중 하나였다.
기획재정부는 5일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보완조치를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선진화 방안이 집주인의 세부담 증가와 임대료 인상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란 비판이 커지자 열흘만에 보완책을 내 놓았다.
이번 보완조치에 따르면 2주택 보유자로서 주택임대소득 연 2000만원 이하의 경우는 2년간 비과세하고, 2016년부터 분리과세 대상이 된다. 또 임대소득에서 공제되는 필요경비율을 현행 45%에서 60%로 늘려 과세표준을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2주택 보유자의 전세 임대소득도 2016년부터 월세소득과 마찬가지로 과세키로 했다. 월세 임대소득자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함이다.
당초 계획보다 세금 부담이 줄었지만 없던 세금이 새로 생겨겼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부동산 전문가는 "세금을 줄여준다고 해도 없던 세금이 생겨난 것에 대한 부담감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실제 부담을 줄여줬다고 해도 부담이 어느정도인지도 지금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임대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택 더 구매해 임대 내놓라더니..집 더 살필요 없다"
일정 소득에 대한 세금을 부과 하는 것은 논리상 지향해야 할 부분이지만 한편에선 이번 대책이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와 정명 충돌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10년 만에 폐지했다. 매매시장이 얼어붙고 전세값이 치솟던 당시 정부는 주택매매시장 정상화와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다주택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한계를 민간에서 채우기 위해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매입 후 임대공급을 장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진화 방안이 실행될 경우 다주택자들의 임대소득은 노출이 불가피하게 된다. 정부는 세입자에 월세 한달치의 세액공제를 주기로 했다. 세입자는 이를 받기 위해 월세 납입에 대한 신고를 할 것이다. 집주인 동의가 필요없고, 확정일자도 없어도 된다. 3년이 지나도 신청할 수 있다. 월세소득공제 미신청을 조건으로 하는 계약 체결을 할 경우 중개업자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처럼 정부는 집주인의 임대소득이 최대한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발생하고, 일부 임대인의 경우 지역의료보험 전환 등 지출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주택 이상 또는 임대소득 2000만원 이상 임대인은 종합소득세 대상이 돼 세율이 대폭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다주택자들이 추가로 집을 더 구입해 임대로 놓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허명 부천대 교수는 "국내 임대차시장 특성에 따라 지금까지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지만 소득에 세금을 책정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임대주택 공급이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이번 방안은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매입을 망설이게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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