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내구재와 문화서비스 등 선택적 소비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최근의 실물경기 침체와 맞물려 이들 부문의 소비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일 `경기 하강에 취약한 우리의 소비구조'라는 보고서에서 "경기 하강이 심할수록 내구재와 문화서비스 같은 선택적 소비는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그동안 우리나라가 소득 증가에 따라 선택적 소비를 늘려왔기 때문에 이번 경기 침체로 소비 감소가 더욱 클 것"이라고 밝혔다.
내구재는 가구집기나 가정용 기기 등을, 문화서비스는 외식과 교양.오락 등을 가리킨다. 식료품과 수도.광열, 의복 등 의식주 관련 품목은 기초소비에 해당한다.
연구원은 "전체 소비에서 기초소비가 자치하는 비중은 1990년대 36.1%에서 2000년대 27.6%로 줄어든 반면 내구재.문화서비스 비중은 27.2%에서 35.9%로 급증했다"며 "과거 경기 수축기의 소비지출 패턴을 보면 내구재와 문화서비스 소비가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이런 패턴은 극심한 침체기에 뚜렷해진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경기 수축기에 내구재.문화서비스의 지출 감소 폭은 기초소비보다 2배 정도 크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현재의 경기 침체는 통상적인 경기 수축기보다는 극심한 침체에 가깝다"며 "따라서 소비지출 감소가 내구재, 문화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초소비재로 확대되고 소비 감소 폭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득 계층별로는 고소득층의 지출 감소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기초소비보다는 경기에 민감한 선택적 소비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을 보면 중산층이 5.6%로 저소득층(4.6%), 고소득층(4.3%)보다 크다"며 "저소득층은 공교육의 지출 비중이 커 교육비를 조정할 여지가 작지만, 중산층은 소득보다 과도한 교육비를 지출한 만큼 조정 폭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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