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의 주가가 신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인적분할 이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해외사업 성과에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현재 시가총액 27조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보다 규모가 큰 회사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등에 불과하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크게 고무된 상태다. 과열을 걱정할 만도 한데 오히려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지난 20년 신생기업이 코스피 10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기반으로 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주가상승에 환호하는 이유를 내부사정과 결부시켜 분석하고 있다.
우선 경영권 강화 가능성이 크게 올라갔다는 점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의 보유 지분율은 4.64%에 불과하다. 이는 적대적 인수합병(M&A)처럼 외부에서 네이버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제 시가총액이 27조원을 넘어 안정적인 지배권을 가져가려면 9조~10조원의 비용이 드는데 인수사 입장에서 너무 많은 액수다. 게다가 대주주가 바뀌어도 이해진 의장이 지금까지 워낙 사업을 잘 일궜던 터라 함부로 할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가방어 비용에 대한 부담도 상당 부분 적어졌다. 오랜 기간 네이버는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투자홍보(IR) 활동에 많은 비용을 썼다. 또 매년 당기순이익 30% 가량을 자사주 매입 및 배당에 풀고 있다. 하지만 최고 주주 환원정책이라 할 수 있는 ‘주가상승’이라는 선물을 안겨줬으니 주주들에게 더욱 당당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자본조달이 쉬워졌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영업이익률이 2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는데 라인의 해외사업을 위해 대규모 마케팅비를 집행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메신저 시장 경쟁격화에 따라 비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페이스북, 텐센트 등 경쟁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공개시장에서 자본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다행히 최근 기업가치 재조명을 받으며 주가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손쉬운 조달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라인 운영업체인 일본법인의 기업공개(IPO) 혹은 지분매각 등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되고 있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단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핵심역량에만 사업을 집중함으로써 PC에서의 검색, 모바일에서의 메신저 플랫폼 모두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 네이버 분당사옥 (사진제공=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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