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기부행위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113조 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권오을 전 새누리당 의원이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등의 정의가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 등에 위반하므로 해당 조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순전히 당사자의 주관에 의해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법관이 후보자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 등을 고려해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있으며, 문제되는 당해 선거를 기준으로 기부 당시 후보자가 되려는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면 될 것이므로 해당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기부행위'의 개념에 관해서도 해당 조항은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어 그 자체로도 의미가 명확히 해석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기부행위로 예시된 내용과 대비해 보면, 충분히 금지되는 기부행위가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정미, 김이수 재판관은 "해당조항은 기부행위가 금지되는 자를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까지 포함해 폭넓게 규정하면서도 기부행위와 선거와의 관련성 여부를 묻지 않고 그 기부행위의 제한기간 조차 두지 않은 것은,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와 전혀 근접하지 않은 시기에 입후보 여부가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부행위를 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권 전 의원은 19대 총선 안동시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인 2011년 12월 당시 역임하고 있던 국회 사무총장 집무실에서 안동지역 주민을 만나 "조만간 사표를 내고 안동으로 내려가 선거를 준비하겠다'며 기부 명목으로 현금 50만원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권 전 의원은 이에 불복해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치다가 상고심 계속 중 기부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113조 1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2013년 4월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전경(사진제공=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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