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한도가 승인됐다. 이로 인해 이사보수 한도는 기존 38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100억원 늘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간 돌발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005930)는 14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주재로 '제4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권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이다.
위임을 받은 이들을 포함해 주주 264명이 참석했다. 이들의 소유 주식수는 9324만727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총수 1억1840만여주 78.75%를 차지하며 정족수를 채웠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연결기준 매출 229조원, 영업이익 37조원 등 2013년 경영실적이 보고됐다. 또 45기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2개 안건이 다뤄졌다.
이인호 감사위원장의 보고 중 한 소액주주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이에 권오현 부회장은 "질문이 들어오면 적당한 분에게 질문권을 드리겠다"며 저지했다. 소액주주가 반발하자 권 부회장은 "주총에서 제가 의장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이 소액주주는 "감사위원장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소액주주을 대신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집행부가 이야기하는 것과 엄연히 차이가 있을 거라고 보고 발언권을 요청했는데 거부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장이 반대하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질문할 게 많다"며 "개인 주주에게 발언권을 주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 발언 후 일부에서 호응하는 뜻의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이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발언을 방해한 것은 아니지만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이 소액주주는 배당금 규모도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최고 회사인 만큼, 이익을 많이 냈으면 당연히 배당을 많이 해야 한다"며 "임원보수는 많이 올랐지만 개인주주들에게는 별로 이득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권 부회장은 "전기전자(IT) 산업은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회사들이 급격히 쇠퇴했다"며 "산업 속성상 적절한 시기에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규모로 해야 하고, 마케팅 비용 증가, 인수합병(M&A) 등이 있어 이를 모두 고려해서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이 목표로 하는 것은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장기 성장"이라며 "궁극적으로 이 것이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장기 성장성과 현금흐름 등에 기반해서 배당금을 결정했다는 설명. 권 부회장은 "(배당금이)불만스러울 수도 있지만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결정된 배당금은 다음달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지급한다. 증권사 계좌를 가진 주주들의 경우 자동으로 입금된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주주는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많이 받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5억원 이상 받는 이사는 주총에서 보고를 하게 돼 있다"고 상세설명을 요구했다.
전년만 해도 일반보수 300억원, 장기성과보수 80억원 포함해 총 380억원이었다. 이번 이사보수 한도는 총 480억원으로, 일반보수는 같지만 장기보수가 180억원으로 100억원 올랐다.
권 부회장은 "3년에 걸쳐 지급하는 장기성과급 때문에 100억원이 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년도와 비슷하다"며 "2011~2013년 성과에 대한 보상을 2014~2016년까지 3개년에 걸쳐 각각 50억, 20억원, 20억원씩 나눠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내이사 보수의 경우 현재 법률에 따른 검토를 하고 있어 주총에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점 양해바란다"며 "법률 검토가 끝난 후 3월말 발표되는 사업보고서를 참고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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