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세계 최초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옛 명성 재건에 나섰다. 지난 2012년 5월 특허가 만료된 후 매출하락이 계속되자, 안국약품과 공동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비아그라’는 지난 1999년 국내에 발매된 이래 국내제약사와의 공동마케팅 체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화이자는 첫 공동마케팅 국내기업으로 의원급 영업력 부분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중견제약사 안국약품을 선택했다. 업계는 사실상 안국약품에 구호의 손길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안국약품과 한국화이자는 지난 24일 ‘비아그라 및 비아그라 엘’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코프로모션은 다른 회사와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같은 상품을 동일한 이름으로 공동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어진 안국약품 사장은 “‘비아그라’ 제2의 도약에 힘 쓰겠다”고 다짐했다. 김선아 한국화이자 부사장은 “의원 채널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안국약품을 선택했다”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주문했다.
안국약품이 ‘비아그라’ 제2의 도약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업계 상황만 놓고 보면, 그리 만만치는 않다. ‘비아그라’ 특허 만료 후 20개 넘는 제네릭(복제의약품)이 쏟아져 나온 상황이고, 한미약품의 ‘팔팔정’이 새 시장을 구축하면서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매출 순위는 시알리스(릴리) 350억원, 팔팔정(한미약품) 250억원, 비아그라(화이자) 200억원, 자이데나(동아ST) 150억원, 엠빅스(SK케미칼) 100억원 순이다.
특허 전까지만 해도 국내치료제 시장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연 매출 600억원을 자랑하던 ‘비아그라’가 3위까지 추락한 것이다. 국내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아그라)특허 만료 후 국내제약사들은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며 “‘비아그라’ 제품 가격을 더 내리지 않고 서는 시장에서 경쟁력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알리스’도 오는 2015년 9월 특허가 만료된다.
한편 ‘비아그라’는 수입실적에서도 감소세가 확인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국내의약품 생산실적 분석’에 따르면 2012년 ‘비아그라’ 수입실적은 111억원으로 전년대비(200억원)대비 무려 44%가 감소했다.
◇어진 안국약품 사장(오른쪽)과 김선아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이 ‘비아그라’ 코프로모션 계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안국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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