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럽의 에너지 정책에 훈수를 뒀다.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대상을 찾을게 아니라 자급력을 높이라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유럽은 자신들의 에너지 자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어떻게 에너지를 조달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유용하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왼쪽)이 반 롬푀이 EU 상임의장(가운데),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오른쪽)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강화되며 러시아로부터의 원유와 천연가스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유럽의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와 자급자족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를 기점으로 대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셰일가스 붐을 맞은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도 좋다는 뜻도 전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을 통해 산업생산 비용 절감의 효과를 얻고 있으며 에너지 자급력을 높여 2030년에는 미국 내 에너지 수요를 100%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유럽은 그간의 에너지 정책을 다시한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분명 쉽지 않은 길이지만 자유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EU는 천연가스의 30%, 원유의 3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나머지는 노르웨이, 알제리, 카타르 등에서 조달 중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이 중단될 경우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지만 문제는 유럽의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 EU의 에너지 대외 의존도는 60%로 2035년에는 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EU 정상들은 지난 주말 열린 회의에서 6월까지 러시아로부터의 수입 물량을 어떻게 대체할 지에 대한 로드맵을 세우기로 약속했다. 이 일환으로 제시된 방안에는 전기와 가스 시장 통합에 속도를 내 가격을 낮추는 것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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