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관철을 위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여 공세가 거세다.
◇ 30일 오전 서울역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범국민 서명운동을 펼치는 새정치민주연합 ⓒNews1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에 기초선거 무공천 이행을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국현안 회담'을 제안했다. 사실상의 영수회담 제안으로, 이를 놓고는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도 각각의 해석이 뒤따랐다.
안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4년 전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당 지도부와 박 대통령이 '미생지신' 논쟁을 펼쳤던 일을 상기시키며 대통령을 압박했다.
미생지신은 춘추시대 노나라 시절 미생이라는 청년이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한 여인을 기다리다가, 비로 강물이 불어나는 데도 장소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결국 익사했던 일을 가르키는 고사성어다.
당시 여당 지도부는 미생의 어리석음을, 박 대통령은 약속과 원칙을 내세우며 맞붙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미생은 진정성이 있고, 애인은 진정성이 없다.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평생 괴로움 속에서 살았을 것"이라며 약속 실천을 강조한 바 있다.
안 대표는 "지금 박 대통령께서는 미생의 죽음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다"며 압박을 이어나갔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입법화' 요구도 나왔다.
오영식, 최재성, 윤관석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내 혁신모임 소속 의원 11명은 지난 28일 박 대통령과 여당의 결단을 촉구하는 동시에 "당 지도부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입법화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여야 합의를 통한 '기초선거 무공천 입법화'가 "4월 임시국회의 제1의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 DJ가 지방선거를 쟁취하기 위해 명운을 걸고 싸웠듯 그에 준하는, 오히려 그것 이상의 수위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강한 투쟁력을 주문했다.
'부분적 기초선거 무공천' 주장도 제기됐다.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0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전면적 기초공천 폐지가 어려우면 지역주의 기반인 영·호남에서 먼저 기초 공천을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상임고문 등 호남에 거점을 둔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기초선거 무공천 재검토론'이 번지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부분적 기초선거 무공천' 주장을 공론화 한 것이다.
한편 여당을 비롯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야권의 공세가 새정치민주연합 내 혼선의 후유증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공천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지방선거 참패 우려가 급증한 상황에서 퇴로를 찾아야 한다는 다급함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첨예한 계파 간 입장차도 배경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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