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선진화? 전통시장도 못 살리면서
2014-03-31 17:56:02 2014-03-31 18:00:26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해외 쇼핑객의 국내 온라인 쇼핑몰 이용 편의를 돕기 위해 공인인증서를 폐지하고 글로벌 온라인몰을 구축한다. 이른바 '온라인몰 선진화'로,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토론회의 내용을 대부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해외 소비자를 위한 전자상거래 제도개선에는 속도를 내면서 정작 국내 소비자에 편의를 제공하고 영세상인을 돕는 전통시장 살리기에는 무신경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관세청, 중소기업청, 우정사업본부 등 정부기관을 비롯  e-Bay 코리아, 11번가, cafe24 등 온라인몰 업계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인터넷 쇼핑몰 관련 각종 애로사항을 해소하기로 했다.
 
산업부 등은 우선 5월까지 국내 온라인몰에 공인인증서를 안쓰는 간편 결제방식 도입하는 한편 온라인 수출신고 간소화하고 약 1000개의 온라인 수출기업에 해외 배송비 인하를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나라를 대표할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도 구축한다.
 
특히 공인인증서는 지난 20일 규제개혁 토론회 당시 인터넷 쇼핑몰 산업의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로 부각됐던 것으로, 이번 애로사항 해소에서도 가장 빨리 개선이 추진된다.
 
하지만 정부가 해외 쇼핑객과 전자상거래업자를 위한 제도개선에는 발벗고 나서는 것과 달리 국내 소비자와 영세업자를 위한 전통시장 제도개선에는 무신경한 모습이다.
 
◇서울시 관악구의 전통시장인 신원시장 내 상가모습(사진=뉴스토마토)
 
실제로 중기청과 전국상인엽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 전통시장 매출액은 25조9000억원에서 21조1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감소했다.
 
그간 정부가 전통시장을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전용 인터넷몰 개통과 오프라인 환경개선, 대형마트 영업규제 등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모두 실패했다는 평가다.
 
상인연합회와 시장경영진흥원 등은 정부가 전시행정적 전통시장 살리기에 치중한데서 문제점을 찾는다. 소비자와 시장의 접근성을 높이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보다 시장 활성화를 막는 '손톱 및 가시'를 뽑는데 더 치중했기 때문이란 것.
 
상인엽합회 관계자는 "학교급식에 식자재를 납품할 때 교육청에서 과도한 위생기준 요구해 전통시장은 산지의 신선한 식자재를 받아 와도 납품자 선정에서 매번 떨어진다"며 "전통시장 수익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책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가 임대료의 경우도 전통시장에서는 임대료 상한선이 잘 안 지켜져 영세상인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며 "정부가 전통시장 전용몰을 구축한다고 100억을 썼는데 그걸 상가임대료 지원금으로 썼다면 훨씬 더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 역시 "정부는 중국인의 쇼핑 돕는다고 공인인증서를 없애는데 국내 소비자는 집과 시장의 교통편이 불편해 시장에 오고 싶어도 못 온다"며 "버스 노선 증편과 전통시장-관광지 연계를 몇년째 주장했지만 정부는 들은 척도 안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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