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멀티캐스팅·이재규 감독..'역린'이 기대되는 이유
2014-04-02 14:10:50 2014-04-02 14:15:04
◇'역린'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정조의 가장 급박했던 24시간을 그린다."
 
영화 '역린'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정조 즉위 1년 1777년 7월 28일 밤, 존현각에서 책을 읽던 정조가 지붕위에서 정체 모를 소리를 듣고, 홍국영에게 수사를 시켜 자객이 지붕 위에 침투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정유역변'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다.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엇갈린 운명과 숨막혔던 24시간을 그린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관심이 뜨겁다.
 
이 영화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에는 현빈의 해병대 제대후 첫 복귀작이라는 점과 정재영, 한지민, 김성령, 조재현, 조정석, 박성웅, 정은채까지 화려한 멀티캐스팅, MBC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재규 PD가 영화에 첫 도전하는 작품 등 다양하다.
 
취재진에게 제작영상을 공개하고 배우 및 감독의 촬영 소감을 들어보는 '역린' 제작보고회가 2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현빈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현빈 "가장 급박했던 정조, 선보일 것"
 
지난 2010년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마치고 해병대로 입대한 현빈은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역린'을 택했다. 왜 '역린'이었을까가 궁금했다.
 
이날 현빈은 "중화권에서 팬미팅 중에 호텔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정말 매력을 많이 느꼈다. 정조 역할을 받았지만 내관이나 살수 역할이 탐날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했다"고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정조는 이미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인물이다. 사도세자의 아들로서 "역적의 아들이 왕이 됐다"는 것 때문에 혼란이 심했던 시기에, 힘든 고통을 짊어진 왕으로 인식돼있다.
 
이러한 드라마틱한 요소 때문에 정조는 수 없이 많이 대중들에게 비춰진 인물이다. 현빈은 이 정조에 어떤 차별화를 뒀는지 물어봤다.
 
현빈은 "아마 역대 정조 중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낸 정조를 보여드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드시 살아야만 하고 자신의 정권을 확고히 지켜야 하고, 주변사람들을 지켜야 하는 정조"라고 말했다.
 
예고편에서 현빈의 등 근육이 화제가 됐다. 세밀하고 탄탄해보이는 근육을 만들기위해 노력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규 감독은 "등 근육에 너무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안타까웠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빈이 이토록 집착했던 이유는 시나리오에 있는 단 세 마디 문구때문이었다. '정조의 세밀한 등 근육, 완벽하다'가 그것이었다. 이재규 감독 역시 "문무에 뛰어난 왕이고, 자기 삶에 충실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근육을 만드는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현빈은 "세 달 전부터 시작해서 촬영하는 날까지 매일 운동했다. 그러다보니 비현실적으로 몸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역린' 스틸컷 현빈-정재영, 조재현-조정석, 한지민-박성웅(맨위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정재영부터 정은채까지..'관상'을 뛰어넘는 멀티캐스팅
 
지난해 최고의 멀티캐스팅 영화는 '관상'이었다. 송강호, 김혜수, 조정석, 이종석, 이정재, 백윤식 등이 캐스팅돼 엄청난 화제를 모았었다. '역린'은 '관상'의 멀티캐스팅을 뛰어넘는다. 박성웅이 포스터 뒷자리에 배치될 정도로 인물 면면이 화려하다.
 
먼저 정조의 서가를 보좌하는 내관 상책 역에는 정재영이 출연한다. 다양한 작품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천의 얼굴'이라는 수식어를 받고 있는 정재영은 이번에 내관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정재영은 "정조를 살려야 하는 자다. 역할을 하면서 내관의 애환을 느꼈다.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고 남자로서 작아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빈도 탐을 낼 정도로 매력적이었다는 살수 역은 조정석이 맡았다. 조정석은 정조를 죽여야하는 임무를 맡은 인물로 '관상'에서와 상반된 강인한 이미지를 선보일 전망이다.
 
조정석은 "좋은 배우들이 나오는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쁘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혼자 촬영하는 신이 많아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배우 한지민은 정조를 위협하는 할머니 정순왕후를 연기한다. 예고편에서 한지민은 날카로운 눈매와 서늘한 말투를 선보였다. 첫 악역 도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지민은 "정조를 미워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행동에 명분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나름대로 정순왕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배우로서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된 것이 뜻깊다"고 설명했다.
 
정조를 보좌하는 홍국영 역에는 박성웅이 등장한다. 악역 전문배우로 알려진 박성웅은 이번에 선한 역할로 출연한다. 이에 대해 박성웅은 "선한 역할이기는 한데 강하게 나왔다. 이미지 변신이 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세답방 나인 역에 정은채,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 역에 김성령, 정조의 목을 노리는 광백 역에 조재현이 나선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 대결 역시 '역린'의 관전포인트다.
 
◇'역린' 이재규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다모'·'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재규, 영화 첫 도전
 
MBC에서 에이스 PD로 손꼽히던 이재규 감독이 영화에 도전했다. 이 또한 영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예고편에서 정조와 살수의 무술신이 잠시 드러났다. 잠깐이었지만, 눈을 사로잡는 영상미가 돋보였다. 시간이 부족한 드라마에서조차 화려한 영상으로 눈을 만족시켰던 이재규 감독이라 더욱 관심이 높다.
 
이재규 감독은 "영화는 전혀 다른 매체다.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부끄럽지 않고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며 "영화는 대체로 시간이 많았다. 더 많이 얘기를 하고 공동의 창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래서 더 뜻깊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재규 감독은 첫 영화로 정조를 택했다. 왜 정조를 소재로 했는지 궁금했다.
 
이 감독은 "가장 실제에 가까운 정조를 그리려고 했다.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는 정조를 그릴 생각이다. '광해:왕이 된 남자'가 군주상을 말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정조라는 사람 자체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누구보다도 뛰쳐나가고 싶었던 왕이 정조일 것이다. 그렇게 감내하기 힘든 고통을 21년 간 버텼다. 그런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밝은 미래를 꿈꾸는 왕을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역린'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