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과 소니코리아가 국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서로 1위라며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양사가 근거로 삼는 데이터는 같은 곳에서 제공됐지만, 서로 다른 기준을 내세워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3일 2월 한 달간 수량 기준으로 국내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 33.163%로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6년 렌즈교환식 카메라 사업을 시작한 지 8년 만의 정상 등극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2월 한 달 간의 결과이고 격차가 0.1% 미만이긴 하지만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한 것은 기록적인 일"이라며 "미러리스 카메라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1년 연속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캐논의 설명은 다르다. 캐논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 1·2월도 1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캐논은 GfK자료를 근거로 2월 한 달간 전체 렌즈교환식 시장에서 34.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소니에 비해 약 4%포인트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과 소니코리아 건물(사진=각사 홈페이지)
양사의 설명만 봐서는 2월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1위가 두 곳인 셈이다.
이 같은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취급하는 수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소니는 G마켓·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된 데이터가 포함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측정한 반면, 캐논은 이를 포함하지 않은 것.
소니 관계자는 "2년 전부터 GfK가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오픈마켓 수치까지 포함해서 시장점 유율을 책정하기 시작했다"며 "Gfk에서 공식적으로 전달해 준 자료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반면 캐논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경우 판매자가 마진 등을 고려해서 취급제품을 정하기 때문에 오픈마켓을 포함시킬 경우 데이터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따라서 캐논은 점유율에 오픈마켓을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사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2월 한 달간 오픈마켓에서 판매된 카메라까지 포함하면 소니의 판매 대수가 더 많고, 오픈마켓을 제외하면 캐논이 더 높은 셈이다.
이 같은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과 니콘이미징코리아가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서로 다른 기준을 내세우며 1위라고 주장했다.
니콘은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근거로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2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캐논은 즉각 자료를 내고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1위"라고 반박했다. 2012년 11월 월별 판매대수 기준으로 니콘이 캐논을 소폭 앞섰으나, 2012년 전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캐논이 압도적인 선두라는 게 캐논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카메라 관련해서 참고할 만한 통계를 내는 곳이 GfK 한 곳 밖에 없는 가운데 과거에 비해 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존 시장 플레이어들의 경쟁은 더 강해졌다"며 "그래서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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