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김병윤 기자]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기업과 감사법인과의 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부적정 사유에 대한 대립각이 날선데다 부실감사를 감추기 위해 감사법인 측이 의도적으로 의견을 거절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상장사들의 이의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터치스크린 패널 제조기업
아라온테크(041060)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의견거절의 세부적인 사유는 크게 ▲계속기업의 불확실성 ▲지엔티파마로부터 획득한 특허권 가치 불확실성 ▲모기업(디네트웍스)에 지급보증한 20억원의 회수 불가능 등이다.
특히 회사는 관계회사 지엔티파마를 연결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정정된 보고서를 감사측에 제출할 것을 요구받아왔고, 이로 인해 최근 1년간 감사측과의 갈등이 점화된 상태다.
회사 측은 지정감사법인인 성도가 일방적인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감사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감사의견을 거절했다는 것. 규정상 감사를 진행하고 부실감사 여부로 금감원 감리를 받게될 경우 금전적 징계나 회계법인 해산 등의 조치가 진행된다.
아라온테크 관계자는 "의견거절을 받은 가장 큰 사유는 지난해 지분을 거의 매각한 지엔티파마를 연결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엔티파마의 경영권은 지난해 지분을 완전히 매각하기 이전부터 행사하고 있지 않았을 뿐더러, 2011년과 2012년 안진회계법인도 이를 인정해 매년 적정의견을 냈다"고 주장했다.
성도 측은 이에 대해 전혀 해명할게 없다며 반박했다. 성도 측은 아라온테크가 지엔티파마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고, 회계상기준에 따라 적법한 감사를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아라온테크는 법무법인을 선정하고 주주소송을 준비하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부적정 감사의견'을 받아 상폐 위기에 놓인 렌즈제조 판매업체
엘컴텍(037950)의 경우 휴대폰용카메라모듈(CCM)사업을 놓고 감사법인과 대립하고 있다. 안진 측은 CCM사업을 '지속사업'으로, 엘컴텍 측은 '중단사업'으로 보고 있다.
현재 CCM 사업은 2012년 기준 엘컴텍 매출의 80%를 차지하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안진 측은 CCM사업이 지속사업임에도 불구, 회사측이 중단사업으로 분류하면서 계속영업손실이 235억원가량 과소계상됐다고 부적정의견 사유를 밝혔다.
회사측은 이같은 의견에 반발하며 이의신청 제기를 준비 중이다. 엘컴텍 관계자는 "지난해 휴대폰 모듈 평택 사업장을 매각하고 렌즈개발업체 마이크롭틱스를 48억원씩이나 들여 인수하려는 것도 휴대폰 모듈 사업을 접고 렌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휴대폰 카메라 모듈사업은 명백히 중단사업에 속한다"고 해명했다.
에버테크노(070480) 역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비적정의견을 받고 거래소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삼일 측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미처리 결손금의 대량 발생 ▲종속기업에 대한 41억원의 영업권 회수가능성 불가 등을 사유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부적정의견을 냈다.
회사 측은 "손실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도 차원에서 감사의견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며 "개선 계획안에 초점을 맞춰 이의신청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유니드코리아(110500)가 자본잠식과 대출원리금연체 등으로 인한 자금조달 실패 등의 사유로,
디지텍시스템(091690)의 경우 회계감사기준 감사절차 미수행 등의 사유로 감사법인으로부터 부적정의견을 받았다. 이의신청은 4일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감사의견은 회계법인의 고유권한이므로 재감사 요청으로 판도가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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