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계열사 부당지원에 지주사 전환 논란
2014-04-09 14:57:39 2014-04-09 15:01:53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한라그룹이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관련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라그룹 본사에서 만도(060980)가 한라건설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4월 한라건설은 최대주주인 정몽원 회장과 계열사인 한라마이스터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한라마이스터는 다시 378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만도가 이를 모두 인수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만도의 지분을 보유한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며 그해 5월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한라그룹은 현재 한라건설→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건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에 한라그룹 관계자는 9일 "공정위에서 1일 현장조사 요청이 있어 당일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했다"며 "공정위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위법적인 사항이 없으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오는 9월로 예정된 만도의 기업분할도 한라에 대한 부당지원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만도는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투자사업 부문과 제조사업 부문을 재편하는 기업분할 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제조사업 부문은 자동차부품 생산을 담당하고, 투자사업 부문인 ㈜한라홀딩스(가칭)을 세워 지주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라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분할을 내세웠지만, 경제개혁연대의 의견은 다르다. 경제개혁연대는 지주사 전환 과정이 만도를 존속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가 계열사를 자회사 등으로 보유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환 후 만도가 지분 매입으로 한라를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라홀딩스는 만도가 보유 중인 현금을 이전받아 한라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라를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만도가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폭락한 것이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사례라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이 발표된 다음날인 8일 만도의 주가는 전일보다 14.81% 떨어진 11만5000원을 기록하며 폭락했다.
 
주식회사뿐만 아니라 유한회사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상법이 개정될 예정인 것도 지주회사 전환의 목적으로 꼽히고 있다.
 
상법 제369조에 따르면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
 
만도는 한라마이스터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고, 한라마이스터는 한라의 지분을 보통주 15.86%, 우선주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라마이스가 보유한 한라의 주식과 한라가 보유한 만도의 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지만, 한라그룹은 한라마이스터를 유한회사로 전환해 현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은정 경제개혁연대 실행위원은 "유한회사도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한 상태로, 이 법률이 개정되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며 "따라서 한라그룹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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