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LED 조명 시장의 성장세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중소 전자업체의 신규 진입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업체는 가능성 있는 사업으로 반전을 꾀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관련 업계는 기술에 기반을 둔 진입장벽이 높아 후발 주자의 도전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팹리스(Fabless) 반도체 업체인
실리콘웍스(108320)는 지난해 영업이익 332억3953만원을 기록해 전년 435억5484만원보다 31.0% 감소한 부진을 보였다. 매출액 역시 4102억3686만원으로, 전년 4726억3732만원과 비교해 15.2% 줄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20억3500만원으로 411억2818만원보다 28.4% 감소했다.
실리콘웍스는 1999년 설립 이후 팹리스 반도체 분야에서 성장을 이어왔지만, 해당 분야가 침체에 빠지면서 올해 LED 조명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2011년부터 LED 조명용 구동칩(드라이버 IC)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 AC/DC 컨버터의 기능을 칩 하나로 해결한 AC 직하방식의 구동칩을 개발했다. 이 방식의 LED 조명 기술은 기존 방식과 비교해 LED 모듈 단의 외장부품 수를 대폭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디자인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첨단화학소재 전자부품 제조업체
유원컴텍(03650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8억8324만원으로, 전년 105억2757만원보다 25.1%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03만억4550만원으로 전년(1268억2828만원)보다 34.31% 올랐지만, 45억5305만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유원컴텍은 LED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다비치를 인수했다. 다비치는 인공지능 센서로 외부의 빛을 인식해 조명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유원컴텍은 또 중국 내 LED 유통망을 확보하고, 생산기지 인프라 확대를 위해 지난달 말 현지 업체인 화양그룹과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알에프세미(096610)는 2011년 370억8256만원, 2012년 424억6167만원, 2013년 525억59만원으로 매출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2011년 97억225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63억3692만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76억7526만원으로 21.1% 오르며 상처난 자존심을 위로했다.
알에프세미는 지난해 1월 LED 조명 모듈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에 계열사를 설립했다. 이후 그해 7월부터 AC 직하방식의 구동칩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백열등 규제가 강화되고 LED 조명으로의 교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업체의 신규 진출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LED 조명 시장규모는 올해 426억달러에서 오는 2016년 627억달러로 연평균 약 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성장세에 주목해 여타 기업들이 잇달아 신규 진입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진출한 상위 업체는 LED 장비와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새로 진출한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우선 저가 제품으로 공략할 수 있겠지만, 부가가치가 낮아 수익성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처럼 생산 여건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LED 조명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한 단계로, 앞으로 성장 정도에 따라 정리되는 업체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ED 조명 시장의 성장으로 기존 국내 강자들은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반도체(046890)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2% 증가한 1조321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매출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965억원, 당기순이익은 433억원으로 각각 189.7%, 528.7% 급증했다.
루멘스(038060)도 LED 조명의 훈풍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525억267만원으로 전년 315억7029만원보다 66.30% 증가했다. 매출액은 6141억5506억원으로 24.07%, 당기순이익은 324억1884만원으로 65.95% 늘었다.
◇(왼쪽부터) 서울반도체 '아크리치2, 루멘스 '에르곤'.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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