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철강업계가 조선·해운업의 성장과 생산구조의 변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신강종을 개발하고,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선·해운업의 경우 연비가 높은 친환경 선박과 극지나 심해에서 사용하는 시추 설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철강 소재가 요구되는 만큼 철강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신강종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철강협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선주협회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포스코P&S타워에서 '2014년 철강·조선·해운 동반성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정은미 산업연구원 박사는 '조선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철강수요 전망 및 상생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조선·해운산업의 양적 및 질적 변화에 의해 철강수요가 결정되므로 철강업종은 선제적 신강종 개발 및 공급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철강·조선·해운 업종은 산업발전 비전을 공유하고, 경영전략에 대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형 산업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선박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선박 건조 수요는 2012년 9520만CGT에서 2015년 5440만CGT로 감소할 전망이다. 2020년에는 7570만CGT로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선업 호황기였던 2010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선박 건조 수요도 2012년 3140만CGT에서 2015년 2300만CGT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선박 건조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 후판 수요도 2012년 752만톤에서 2015년 550만9000톤으로 26.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선종별로 보면 컨테이너선은 2012년 243만9000톤에서 2015년 220만2000톤으로, 벌크선은 2012년 211만톤에서 2015년 60만톤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상선으로 분류되는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경우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 조선소들이 수주에 나서면서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기술적 격차가 큰 LNG선, LPG선, 드릴쉽, FPSO 등은 오히려 후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북해, 극지 항로가 확대되고 환경보호를 위한 국제규제가 강화되면서 저온·고압·내부식성 강 등 신강종과 새로운 소재와 철강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소재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선박 제작에 사용되는 연강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고장력강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2007년에는 연강과 고장력강의 비중이 각각 56.0%, 44.0%였지만 2012년에는 연강과 고장력강의 비중이 각각 35.0%, 65.0%로 고장력강의 비중이 연강 비중을 앞질렀다.
정 박사는 "철강업은 해양플랜트, 친환경선박, 극저온선박 등 조선업의 제품·공정 변화에 대응하는 신강종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며 "수요의 다양성에 대응해 대기업은 원소재 공급, 중견기업은 특수강종 공급 등 신강종 개발에서 공급, 사용까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변화와 조선해양 산업'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상선 부문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우위인 친환경 고효율 선박의 선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해양 부문은 해양자원 개발 증가로 심해 드릴쉽 및 부유식 생산설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진 산업은행 박사는 '해운산업 주요 이슈 점검 및 향후 전망'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해운시황은 전년 대비 물동량은 소폭 증가하나, 공급과잉은 소폭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컨테이너선은 계선선박 및 인도 예정 선박 대부분이 대형선박으로 잠재적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고, 벌크선의 경우 수급불균형은 완화될 전망이나 물동량 증가율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철강협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선주협회는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포스코P&S타워에서 ‘2014년 철강·조선·해운 동반성장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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