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오는 19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의 불신임 안건이 상정되는 임시대의원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긴급 설문투표가 시작됐다. 노 회장의 맞불로, 정면돌파 의지다.
이번 설문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임시총회 당일인 오후 3시까지 의사협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투표 항목은 3가지로 ▲노환규 회장에 대한 평가 ▲탄핵에 대한 찬반여부 ▲정관개정을 위한 사원총회 찬반여부 등으로 구성됐다.
◇의사협회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전회원 긴급설문 투표를 안내하고 있다.
19일 오후 5시로 예정된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이 상정된다. 이에 앞서 노 회장은 자신에 대한 신임을 전체 회원들에게 묻겠다며 강경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는 “임시총회 전에 회원투표를 통해 회장직 사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투표 결과 ‘불신임’이 나오면 임시총회의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회장직에서 자진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표와 사원총회를 놓고 서울시의사회를 비롯한 25개구 의사회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서신을 통해 “2년여 동안 지속된 의협회장의 독선적인 회무와 전체 회원들의 단합을 깨는 여러 언행, 원격의료시범사업 졸속 합의, 최근 파업을 동반한 투쟁 중의 여러 문제 등에 대한 시도의사회와 대의원회 및 감사의 지적에 대한 거꾸로의 비방, 내부의 분란을 조장하는 언행 등으로 인해 많은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며 노 회장을 정면 비판했다.
현재 서울·인천·강원도의사회를 포함한 10곳이 넘는 시도의사회는 정관을 무시한 회원투표와 사원총회에 불참해 달라는 단체 문자가 지역회원들에게 발송됐다.
강원도·전북의사회는 단체 문자를 통해 “노환규 회장이 주도하는 회원투표나 사원총회에 반드시 불참해 달라. 회장의 독재를 끝장내고, 대의원회가 정상을 되찾는 과정에 동참해 달라. 지난 2년 동안의 비정상을 이제는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환규 회장이나 상임이사회에서 요구하는 회원총회 위임장 양도 등에 대해서도 불참 당부가 뒤따랐다.
노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반복된 메시지를 읽다보니, 제가 이상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회원들이 옳은 판단을 할 걸로 믿는다. 저는 그 판단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중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렵게 시작한 개혁의 드라이브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 회장 재신임 찬반투표 결과와 불신임 안건 상정 여부는 곧 뚜껑이 열린다. 상이한 결과가 나올 경우 직접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의협 10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되는 회장이 나올지, 19일 임시대의원총회에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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