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원통형 2차전지(사진=LG화학)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테슬라 효과도 있고, 새로 개척한 전동공구의 수요가 늘어난 덕도 있습니다."
조석제
LG화학(051910) 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지난 18일 열린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원통형 2차전지 수요가 늘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AA건전지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원통형 2차전지는 캠코더, 게임기, 노트북 등의 배터리로 쓰인다. 2000년대에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원통형으로 규격이 정해진 탓에 얇게 진화하는 기기의 트렌드를 쫓아갈 수 없게 된 것.
잘 나가던 효자 상품에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2차전지 업계는 고심 끝에 전동공구와 전기자전거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 성장 한계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자구안은 가시화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기자전거와 전동공구 시장은 지난 2012년 185만셀에서 지난해 314만셀로 1년 동안 무려 70% 급성장했다. 올해는 340만셀로 시장이 커지며 지난해보다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원통형 2차전지를 사용하는 테슬라의 폭발적 성장세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지난 3월 말까지 미국 시장에서만 3800대의 모델S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테슬라는 주로 일본 파나소닉에서 원통형 전지를 구입하는데, 이는 2차전지 시장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나소닉에서 원통형 전지를 구입하지 못한 업체들이 LG화학과 삼성SDI로 주문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원통형 전지의 공장 가동률이 80%에 달한다"면서 "테슬라 효과와 함께 전동공구, 전기자전거의 수요가 늘고 있고, 여기에 중국에서 휴대용 충전기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통형 전지는 아직 이익 기여도는 떨어지지만, 적자폭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의 전지부문은 지난 1분기 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120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 증가한 6812억원을 기록하며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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