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부문에서 강도 높은 자산 상각을 감행하며 수익성 확보에 매진했지만 디스플레이 매출 부진, 신규사업 손실에다 '갤럭시S5 효과'마저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삼성SDI는 25일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액 1조1357억원, 영업손실 389억원, 당기순이익 3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 매출처인 삼성전자 갤럭시S5향 매출이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가동되는 대형전지 3라인 등 고정비 상승 효과로 인해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삼성SDI는 영업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디스플레이 매출 감소를 지목했다. 소형전지와 자동차용 중대형전지 사업은 비교적 선방했으나 PDP 사업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소형전지 부문에서 기대만큼 폭발력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희망은 있다. 올 2분기에 대해 회사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치며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갤럭시S5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소형전지 시장 수요는 전분기 대비 약 4% 증가한 11억2000만 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요 IT업체들이 보급형 중심으로 모바일 기기 판매를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와의 협력 관계도 실적 상승의 주요 모멘텀 중 하나다. 삼성SDI는 "올해 소형전지 부문은 미국의 테슬라를 포함해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 비IT 제품의 수요가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변화 속도보다 한 발 앞서 신규시장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배 가량 상승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한 자동차 전지 사업의 경우 2분기에 메이저 자동차 회사의 추가 프로젝트 수주와 중국향 수주를 확보해 시장 조기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과 관련한 계약을 2분기 내 정식으로 체결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ESS 사업 역시 이달부터 일본 정부의 가정용 ESS 보조금이 재개되고, 미국과 유럽 지역의 전력용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SDI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전력용 사업 수주를 확대해 매출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관건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수익성이 확보되면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소재부터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전문기업 실현을 위해 전기차용 2차전지 개발 및 라인 투자와 고부가 자동차용 케미칼 사업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일모직과의 인수합병이 실적 상승의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에너지 및 자동차 종합 솔루션과 같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핵심사업인 2차전지 사업군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는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이라며 "제일모직의 분리막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케미칼 사업부를 통해 배터리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개발 기간과 인증 소요 시간을 고려할 때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본사.(사진=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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