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LG전자(066570)가 1분기 깜짝실적을 내놨다. TV를 필두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이 선전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다만 스마트폰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LG전자의 고민을 깊게 했다.
LG전자(066570)는 29일 연결기준으로 1분기 매출액 14조2747억원, 영업이익 50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4.3%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무려 111.7%,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44.2%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 3500억원대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비수기에도 TV사업 '날개'
1분기 '깜짝실적'의 주인공은 단연 TV다. 라이벌 삼성전자 수익을 누르며 LG전자의 간판임을 입증했다.
TV사업을 이끄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 매출액 4조9473억원에 24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1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이 매출 11조3200억원, 영업이익 19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LG전자가 장사를 더 잘했다.
이 같은 실적 견인은 울트라HD(초고해상도) TV,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대형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와 원가 개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12억원) 대비 20배 이상 대폭 신장됐다. 기록적 수준이다.
LCD TV 시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LCD TV는 전분기 대비 대부분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성장세로 돌아섰다.
LG전자 관계자는 "하이엔드 모델 비중의 증가, 재료비율 및 고정비 절감으로 수익율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며 "TV 비수기 진입으로 HE사업본부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5%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자료=LG전자)
◇적자 폭 줄인 MC..2분기 기대감 높여
1분기 123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으로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LG전자는 나름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의 적자 폭을 개선하며 부활의 불씨를 당겼다.
그러나 적자기조 탈출에는 실패했다. MC사업부는 스마트폰 판매량 호조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매출액 3조4070억원, 영업적자 8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손실(434억원)과 비교할 때 상당 부분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다.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무선사업부) 부문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6%를 담당할 정도로 시장 지위를 견고히 하고 있어 LG전자의 고민이 짙다. 삼성전자를 경쟁사이자 넘어야 할 산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수익 면에서는 아직 상대가 되질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2분기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LG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9% 증가했다. 특히 1분기 LTE폰 판매량은 2011년 5월 첫 LTE폰 출시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5백만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실적 개선에는 LTE폰의 판매량 호조가 큰 기여를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G2, G프로2, 넥서스5 판매 호조로 LTE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며 "스마트폰 판매량 가운데 LTE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 1분기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LTE 폰의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내수시장에서는 국내 이통사들의 영업정지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3%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16% 증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시장 악화 및 경쟁심화에 따른 지속적인 판가하락 영향으로 소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제품 개선 및 원가 경쟁력 확보 노력으로 수익성은 개선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사업부별 2분기 전망도 '맑음'
TV와 스마트폰의 수익성 개선으로 LG전자의 고민이 덜어지면서 2분기 전망도 모처럼 밝아졌다.
HE사업본부는 TV 사업의 강세를 몰아 신모델 마케팅 및 전략 유통업체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울트라HD(UHD) TV, 올레드 TV 등 시장선도 제품의 글로벌 판매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울트라HD TV 수요는 중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보급형 울트라HD TV와 올레드 TV 등 자사만의 차별화된 라인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C사업본부는 '프리미엄과 보급형'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는 한편 라인업 확대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3 출시 및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대응을 위한 L시리즈 3의 본격적인 출시를 통해 매출을 지속 확대하는 동시에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AE사업본부는 라인업 확대, 지역 적합형 제품 지속 출시 등을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상업용 에어컨 및 휘센 에어컨 등의 판매를 확대해 매출 및 수익성 강화에 주력한다.
LG전자가 모처럼 웃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